기업들에게 미술품 구입을 강요한 의혹을 받고 있는 국세청 고위 간부 ㅇ씨가 요직에 있을 때 ㅇ씨 부인이 운영하는 ㄱ갤러리가 여러 기업들과 공공미술품 납품 계약을 맺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ㄱ갤러리는 2007년에만 ㅎ사 본사 사옥, ㅁ사 부천 사옥, ㅅ컨트리클럽, ㄱ오피스텔 등과 모두 8건의 미술품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기간 ㄱ갤러리 ㅎ대표의 남편인 ㅇ씨는 2007년 1월 국세청 본청 국제조세관리관을 거쳐 그해 7월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승승장구했다. 앞서 ㅇ씨는 2006년 1월 국세청의 요직 중 하나인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장에 발탁됐는데, ㄱ갤러리는 공공미술품 납품 사업을 시작한 첫해인 2006년에도 대기업 사옥과 호텔에 미술품을 납품했다. ㄱ갤러리는 검찰이 2일 압수수색한 ㅊ건설이 시행하는 경기도 고양시 ㅂ아파트에도 공공미술품을 납품하기로 돼 있다.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기동)는 3일 ㅇ씨와 부인 ㅎ씨 등을 출국금지하고 ㅊ건설사 ㅂ회장을 소환해 미술품을 산 경위와 자금의 성격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ㅇ씨가 세무조사 대상인 건설사 등에 아내가 운영하는 ㄱ갤러리에서 감정가보다 비싼 값에 그림과 조형물을 사도록 압박하는 방법으로 거액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