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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법원 “박수근 ‘빨래터’ 위작 아니다”

등록 2009-11-04 19:37

박수근 화백의 그림 ‘빨래터’
박수근 화백의 그림 ‘빨래터’
의혹 제기한 미술전문지에 책임은 안 물어
법원이 박수근 화백의 그림 ‘빨래터’(그림)가 위작이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2007년 당시 국내 최고 경매가(45억2000만원)로 거래됐던 이 작품은 그 뒤 위작 의혹에 휩싸이면서 2년 가까이 법정 공방이 이어져 왔다. 법원은 의혹을 제기한 쪽도 정당한 문제제기를 했다며 책임을 묻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재판장 조원철)는 4일 ‘빨래터’의 경매를 맡았던 서울옥션이 위작 가능성을 제기한 미술 전문지 <아트레이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그림은 진품으로 추정되지만, 위작 의혹을 제기한 것은 정당한 언론 활동에 해당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그림의 원소장자인 존 릭스가 1954년부터 2년 동안 한국에서 근무할 때 박 화백한테서 그림을 선물받은 것이 사실로 보인다”며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와 법원 감정인의 감정 결과를 종합하면, 존 릭스의 가족사진 등에 등장하는 그림과도 일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감정인들의 견해가 엇갈린 점을 두고는 “미술품의 진위는 작품을 그린 당사자조차 판정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다”며 “위작으로 판단했던 감정인의 의견이 진품으로 평가한 다른 감정인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경매를 주관한 서울옥션이 구체적 감정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작품이 진품이라는 박 화백의 장남 의견만 제시해 의혹을 사기에 충분했다”며 “표현 기법이 기존 박 화백의 작품과 비교해 생경하고, 보존 상태가 너무 완벽해 의심을 받을 만한 측면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감정협회를 통한 진위 감정의 필요성을 주장한 <아트레이드>의 기사는 “정당한 언론활동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빨래터’는 2007년 5월 서울옥션을 통해 당시 국내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인 45억2000만원에 거래됐으나, 그해 12월 <아트레이드>가 위작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서울옥션은 의혹이 불거지자 한국미술품감정협회에 감정을 의뢰했고, 감정위원 20명이 이 작품을 진품으로 판정했다. 이에 <아트레이드> 쪽은 감정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서울옥션은 2008년 1월 <아트레이드>를 상대로 3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법원에 냈다.

서울옥션 쪽은 판결에 대해 “작품의 진위를 가리려고 소송을 냈던 것이므로, 미술시장의 발전을 위해 항소하지는 않을 계획”이라며 “앞으로 작품의 진위에 대한 주장이 좀더 객관적으로 이루어져 또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위작 가능성을 제기했던 최명윤 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 교수는 “재판장이 위작 여부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므로, 의혹을 제기한 쪽에 책임을 묻지 않는 결정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노형석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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