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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찰총장의 ‘신종 촌지’

등록 2009-11-05 20:09수정 2009-11-05 23:55

김준규 검찰총장
김준규 검찰총장
기자들과 회식서 추첨이벤트 400만원 뿌려





김준규 검찰총장이 기자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수표와 현금 등 400만원을 기자들에게 건넨 사실이 확인돼 파문이 예상된다. 이 돈은 검찰총장이 수사팀이나 내부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사용하는 특수활동비의 일부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지난 3일 저녁 7시께부터 서울 중구 장충동의 ‘서울클럽’ 연회홀에서 각 언론사의 팀장급 출입기자들을 불러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는 김 총장을 비롯해 모두 8명의 대검 간부가 나왔으며, 신문·방송 등의 기자 24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김 총장이 지난 8월 말 취임한 뒤 처음으로 마련한 저녁 자리였다.

김 총장은 저녁 식사 뒤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 술자리가 끝날 무렵 ‘추첨’ 이벤트를 제안했다. 그는 같은 번호 두 개가 적힌 종이 한 장씩을 기자들에게 나눠줬고, 기자들은 이를 두 장으로 찢어 그 가운데 한 장을 조그만 통에 모았다. 김 총장 등 대검 간부 8명은 돌아가며 이 통에 담긴 번호표를 한 장씩 뽑았고, 그 결과 <한겨레> 등 8개 언론사 기자들이 당첨됐다. 김 총장은 당첨된 기자들에게 차례로 봉투 하나씩을 건넸다.

회식이 끝난 뒤 이 봉투를 확인해 보니, 현금과 수표로 50만원씩이 담겨 있었다. 봉투 뒷면엔 ‘검찰총장 김준규’, 앞면에는 ‘격려’라고 적혀 있었다. 추첨을 통해 8명에게만 나눠주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회식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400만원을 건넨 셈이다.

당시 추첨을 통해 봉투를 받았던 한 기자는 “추첨을 한다기에 돌잔치 때 손님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이벤트 같은 걸 하나 보다 생각했다”며 “집에 돌아와 봉투를 열어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인 총장이 설마 현금을 건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추첨을 통해 봉투를 받았던 기자들은 다음날인 4일 협의를 한 뒤 봉투들을 모두 회수하기로 했다. 일부 기자는 이를 대검에 돌려줬고, 일부 기자들은 복지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한편 대검 쪽은 ‘총장이 건넨 돈이 특수활동비의 일부냐’는 <한겨레>의 문의에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대검 쪽은 “김 총장이 기자들과 대면하는 공식적인 자리여서 호의를 가지고 그렇게 한 것일 뿐 다른 뜻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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