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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상률, 정권실세 준다며 3억 요구”

등록 2009-11-22 20:48수정 2009-11-22 22:24

‘그림강매 의혹’ 안원구 국세청 국장 구속에 입연 부인
차기 차장직 제의에 남편 고민끝 거절
괘씸죄 걸릴까 그동안 얘기 못했지만
재판 등 때가 오면 보관자료 공개할것
뇌물 혐의로 구속된 안원구(49) 국세청 국장의 부인 홍혜경(49·가인갤러리 대표)씨가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현 정권 실세에게 10억원을 건네야 한다며 남편에게 3억원을 요구했다”고 22일 주장했다. 홍씨는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고 “필요하다면 (로비와 관련된) 다른 자료들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홍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2007년 12월 당시 한상률 국세청장이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있는 남편을 불러 ‘내가 유임을 하려면 정권 실세 쪽에 10억원을 전달해야 하는데, 7억원은 내가 마련할 테니 3억원을 내면 국세청 차장 자리를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때는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직후로, 정권교체 뒤 국세청장과 검찰총장 등 권력기관장들의 유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홍씨는 이어 “남편은 차기 차장으로 갈 순번도 아니고 돈도 없어서 고민 끝에 거절했다”며 “한 청장이 유임되고 이듬해 3월 인사에서 남편은 직급이 한참 아래인 서울지방청 세원관리국장으로 발령났다”고 말했다.

당시 국세청 안팎에선 유임된 한 청장과 ‘티케이’(TK·대구경북) 출신인 안 국장 사이에 힘겨루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청장은 안 국장의 사표를 종용해오다, 오히려 2007년 차장 재직 시절 전군표 당시 국세청장에게 ‘학동마을’ 그림을 로비용으로 건넨 의혹이 불거져 지난 1월 물러났다. 한 청장의 사퇴 이틀 뒤 안 국장 역시 ‘그림로비 의혹’ 발설자로 지목되며 교육파견 대상자로 인사조처됐다.

또 홍씨는 “검찰이 미국에 있는 한 전 청장의 소재를 모른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한 전 청장을 놔둔 채 수사가 자신들만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씨는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자신들이 압수수색한 게 전부인 줄 알지만, 우리는 1년여를 협박받아 오면서 그렇게 허술하게 대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괘씸죄에 걸릴까봐 이야기를 못했지만, 앞으로 재판 등 필요한 때가 오면 돈을 전달하려던 대상이 누구인지 등 따로 보관해둔 자료를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구속된 안 국장이 “사퇴를 거부한 것에 대해 검찰이 표적수사를 하고 있다”고 반발해온 점에 비춰, 홍씨의 이날 발언은 검찰과 여권을 향한 일종의 ‘압박’으로 풀이된다. 안 국장 쪽이 ‘여권 실세에 대한 한 전 청장의 구명로비’ 등에 대한 신빙성 있는 자료를 내놓을 경우, 큰 파장이 일 수도 있다.

한 전 청장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지난 3월 미국으로 출국해 뉴욕주립대 방문연구원으로 지내며 귀국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안 국장에 대한 수사가 전부는 아니다”라며 “한 전 청장의 ‘그림로비 의혹’ 등도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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