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로비’ 회장 협박 10억 뜯은 혐의 30대 구속
80억원대의 불법 비자금을 조성해 정·관계 로비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구속 피의자가, 30대 노점상에게 협박을 당해 10억원을 뜯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기동)는 경기도 안성시 스테이트월셔 골프장 회장 공아무개씨를 협박해 거액을 뜯어낸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아무개(37·노점상)씨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은 김씨가 2004년 8월 공씨를 찾아가 ‘골프장 터를 사면서 돈을 빼돌린 사실을 알고 있다. 돈을 주지 않으면 골프장 시공사와 대출 예정인 금융기관 등에 이를 폭로하겠다’며 협박했다고 설명했다.
공씨는 골프장 터를 사들이면서 땅값을 시세보다 비싸게 치른 뒤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만들었는데, 이를 우연히 알게 된 김씨가 후배를 데리고 공씨를 찾아가 흉기를 내보이며 협박했다는 것이다.
공씨는 김씨와 함께 은행에 가 현금 10억원을 인출해 건넸으며, 김씨는 그 자리에서 이 돈을 자신의 부인과 장모, 동생 계좌 등에 나눠서 입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검찰은 앞서 구속한 김아무개 전 안성시의회 의장과 한아무개 행정안전부 국장 외에도 이동희 안성시장과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 소속 공무원 1명이 공씨한테서 금품을 받은 혐의를 잡고 이들을 곧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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