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전 한양대 의대 교수
‘열 한번째 테제로 살아가기’ 공동번역한 신영전 교수
홍수 조절이 오히려 수해를 증가시키고, 살충제가 해충을 늘린다? 대규모 축산을 통해 대량 생산하는 방식이 ‘신종 인플루엔자 A’(신종 플루)와 같은 질환을 부른다? 결국 인간이 한 행동이 인간의 건강을 파괴한다? 건강연대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영전(사진) 한양대 의대 교수가 최근 공동 번역해 펴낸 <리처드 레빈스의 열한 번째 테제로 살아가기>가 제기하고 있는 질문이다. 이 책의 원저자는 리처드 레빈스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교수로, 그는 푸에르토리코 생태학 운동의 선구자이자, ‘생태계 건강을 위한 국제 공동체’의 고문을 맡을 정도로 이 분야의 권위자이다. “불평등·환경오염 개선해야
신종플루 같은 위험 안생겨” 신 교수는 “신종 플루처럼 불확실성이 크면서 인류 전체에게 닥쳐오는 문제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는 지침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건강은 보건의료나 전통적인 공중보건보다 더 넓은 영역에서 결정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레빈스 교수 역시 병원균 못지 않게 취약한 사회적 문제를 개선해야 인류가 건강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교수는 모두 인류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사회적인 문제로 인구학적 불균형, 소외와 불평등 같은 사회적인 문제부터 과학기술의 변화, 자원고갈, 환경오염, 새로운 질병, 기후 변화 등을 꼽는다. 신 교수는 몇년 전 안식년을 맞아 하버드대에서 연수를 할 때 만난 레빈스 교수가 2003년 멕시코 칸쿤에서 세계무역기구(WTO) 농업 협정을 반대하며 자결한 이경해씨의 부음 뉴스를 챙겨 놓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렇게 만난 두 사람은 미국을 비롯 전 세계의 건강 불평등 등에 대해 토론하게 됐다. 책에서도 레빈스 교수는 자본주의가 가장 발전한 미국이 스스로 공중보건에 가한 손상을 수리하기 위해 가장 많은 지출을 요구하는 ‘병든 사회’라고 진단하고 있다.
신 교수는 “소득 수준의 양극화 같은 사회적인 문제나, 기후 변화 같은 자연 변화 등을 무시하고 무차별적으로 공사와 개발을 벌이는 우리나라에도 메시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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