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밤 9시30께 서울시에서 인부들을 동원해 청계천에 마사토를 뿌리고 있다.(왼쪽 사진·조정식 의원 제공) 사흘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장교동 장통교 부근 유속이 느린 청계천 바닥에 굵은 모래(마사토)가 긴 띠를 이루며 널려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바닥 쓸거나 마사토 살포에 연간 수천만원 들어
조정식 의원 “4대강도 수질 악화땐 비질할거냐”
조정식 의원 “4대강도 수질 악화땐 비질할거냐”
지난 2005년 10월 복원된 서울 청계천이 바닥과 돌에 낀 조류(물속에 사는 하등식물류) 문제가 심각해지자, 서울시가 하천 바닥을 빗자루로 쓸어내거나 마사토(알이 굵은 모래)로 덮는 작업에 지난 3년 동안 8300여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한 결과 갈수기인 봄과 가을엔 청계천 전 구간, 여름·겨울엔 유속이 느린 부분을 중심으로 1년 내내 조류가 발생하고 있다”며 “문제가 심각해지자 서울시는 사람이 직접 하천 바닥에 들어가 빗자루로 청소하거나 조류 제거제 살포, 마사토 투입 등을 하고 있으며, 이 작업에 2007~2009년 2147명의 인력과 8380만원의 예산을 들였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07년 3차례, 2008년 8차례, 2009년 7차례씩 하천 바닥 청소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7년 3월엔 조류 제거제를 뿌렸으나, 내부 검토 결과 생태계에도 영향을 끼치고 억제 효과도 적어 이후엔 살포하지 않았다. 대신 서울시는 2009년 3월엔 마사토 3t, 12월엔 20t을 뿌렸다. 조 의원은 “마사토가 돌 사이와 유속이 낮은 곳 등에 쌓이면서 부착 조류를 덮어버려 마치 녹조가 없어진 것처럼 시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청계천에 조류가 많이 끼는 까닭은 본래 조류 번식에 좋은 총인농도가 높은 한강물을 끌어 흘려보내기 때문”이라며 “조류가 많으면 물비린내가 많이 나 친수공간으로 적합하지 않을 뿐더러, 겨울에 조류가 죽어 허옇게 떠다니면 오염원으로 작용해 수질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마사토가 조류를 덮어 일시적으로 광합성을 막아 증식을 억제할 수 있으며, 마사토가 흘러가면서 조류를 건드려 돌에서 떼어내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청계천 상류는 큰 돌로 바닥다짐을 했는데 그 돌 색깔이 짙어서 물고기가 잘 안 보이기 때문에 밝은색 모래가 깔리면 시민들이 물고기를 잘 관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일 낙동강 달성보 기공식에서 ‘청계천 사업에도 각종 첨단기술을 적용하였듯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건설·물관리 기술을 융합해 미래를 향해 흐르는 강으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말했으나, 실제로 청계천은 조류 번식으로 인한 부영양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4대강 사업에 보를 설치해 수질이 악화되면 청계천처럼 물에 들어가 빗자루로 바닥을 쓸어낼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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