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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 전 총리, 성경 손에 든 채 시종 묵비권

등록 2009-12-18 19:29수정 2009-12-19 01:40

한명숙 전 총리가 18일 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청사를 나서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A href="mailto:khtak@hanai.co.kr">khtak@hanai.co.kr</A>
한명숙 전 총리가 18일 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청사를 나서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ai.co.kr
[한명숙 전 총리 체포] 검찰 수사 안팎
대질신문 때도 진술 거부…권오성 특수2부장이 조사




검찰의 잇따른 출석 요구에 세 차례나 불응하며 거친 신경전을 벌이다 체포된 한명숙 전 총리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대면조사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18일 오후 1시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한 전 총리는 권오성 특수2부장 방에서 김주현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과 차를 마시며 ‘조사의 불가피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 차장은 “법절차에 따라 진행하되 최대한 예우를 갖추겠다”고 했지만, 한 전 총리는 “전직 총리로서의 예우를 원하지 않는다. 시민으로서 왔다”며 꼿꼿한 모습을 보였다.

조사는 서울중앙지검 11층에서 진행됐다. 11층 조사실은 특별수사 사건의 주요 피의자들이 조사를 받아온 곳이다. 한 전 총리 쪽에서는 변호사 출신인 민주당 송영길·이종걸·양승조 의원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조광희·정연순 변호사가 번갈아 입회했고, 검찰 쪽에서는 권오성 특수2부장이 평검사 1명을 배석시킨 채 한 전 총리를 직접 조사했다. 조 변호사는 “한 전 총리는 성경을 손에 들고 조사나 대질신문 때 시종일관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검찰 관계자도 “준비된 질문들을 했지만, (한 전 총리가)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팽팽한 신경전은 조사실 바깥에서도 계속됐다. 변호인단이 기자들에게 “남동발전 사장 로비가 석탄공사 사장 로비로 바뀌었다”며 ‘꿰맞추기’ 수사라고 반발하자, 검찰도 “(언론에) 남동발전이라고 확인해준 바 없고, 오히려 우리가 피의사실을 흘리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이에 앞서 이날 정오께 검찰이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한 전 총리가 머물던 서울 합정동 노무현재단 사무실에 도착하자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승려 차림의 한 남성이 “절대 보내드릴 수 없다”며 자해를 시도하다 재단 관계자들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한 전 총리가 이날 밤 조사를 받은 뒤 돌아갈 때는 한 전 총리 지지자들이 촬영을 저지하며 카메라기자들과 거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겨레> 등의 일부 기자가 부상을 입고 카메라가 파손됐다. 박현철 권오성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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