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교통체증을 빚었던 경기도 의정부시의 도심 중앙로가 산책로와 음악분수대 등이 들어선 문화의 거리로 바뀌어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
의정부, 차로 막고 공원 조성…대구선 인도 확장
“걷기 좋아 자주 찾아” 호평…대전도 동참 채비
“걷기 좋아 자주 찾아” 호평…대전도 동참 채비
교통체증, 매연, 소음으로 숨 가빴던 도심이 시민의 품으로 되돌아온다.
경기도 의정부시가 도심 한복판 차로를 없애고 시민공원을 만들었으며, 전국 처음으로 도심 차로를 줄여 보행공간을 확대하고 대중교통 전용로를 도입한 대구 중앙로에는 걸어다니는 시민들이 부쩍 늘어났다.
하루 1만여대의 차량이 내뿜는 매연과 불법 주정차로 답답했던 의정부의 중심 도로가 솔숲 사이로 실개천이 흐르는 시민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의정부시는 98억원을 들여 의정부역~파발교차로를 잇는 중앙로(길이 600m, 너비 20m)를 폐쇄하고, 이곳에 산책로와 음악분수대 등이 들어선 ‘문화의 거리’를 만들어 최근 준공식을 열었다. 길 이름도 중앙로에서 ‘행복로’로 바꿨다. 행복로에는 미디어폴(기둥형 영상미디어스크린)과 미디어루프(천장형 화면), 바닥 조명을 활용한 공연장이 설치돼 다양한 행사를 열 수 있다.
한때 한수 이북 교통과 상권의 중심지였다가 신시가지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앙로 주민들은 시민공원에 거는 기대가 크다. 1979년부터 중앙로에서 상가를 운영해온 피광호(65) 상가번영회장은 “과거에는 중앙로를 거치지 않고는 연천이나 동두천, 포천을 갈 수 없을 만큼 경기 북부의 중심지였다”며 “공원 조성으로 가족과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돼 옛 영화가 되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정부시는 중앙로가 폐쇄돼 기존 오거리가 네거리로 바뀌어 교통 흐름도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최초로 대중교통·보행자 중심의 대중교통 전용지구가 시행된 지 한 달째를 맞은 대구 도심지 중앙로(1.1㎞)에서는 승용차와 택시를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왕복 4차로가 2차로로 줄고 인도가 4m에서 8m로 넓어지면서 젊은 층의 발걸음이 부쩍 잦아졌다. 친구와 함께 중앙로를 찾은 전경태(17)군은 “시내버스 운행속도가 훨씬 빨라졌다. 또 인도가 넓어져 걸어다니기 좋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날씨가 풀리는 내년 봄에는 중앙로를 찾는 시민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에 이어 대전의 관문인 대전역~충남도청 사이 중앙로(1.1㎞)도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바뀐다. 대전시는 중앙로 왕복 6차로를 4차로로 줄여 버스와 택시만 다니게 하고, 현재 3.5m의 보행공간을 7.5~10m로 넓힐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는 중앙로를 업무위락지구와 문화예술지구 등 권역별 테마 거리로 만들 계획이다. 시는 내년 4월 말까지 기본 실시설계 용역을 마치고 7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2011년 말 준공할 예정이다.
의정부 대구/박경만 구대선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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