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이 내린 4일 오전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 앞 영등포 청과물시장에서 상인들이 눈을 치우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서울 25cm 넘게 눈쌓여 관측이래 최대…김포공항 운항 중단·도로 곳곳 통제
2010년의 첫 출근일인 4일 서울에 25㎝가 넘는 ‘눈폭탄’이 쏟아졌다. 폭설은 인천과 경기 등 수도권 일대에 집중돼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었다. 이날 오후까지 김포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9년 만에 사실상 전면 중단되고 고속도로·항만 등도 큰 차질을 빚는 등 유례없는 폭설대란이 발생했다.
전날 밤부터 폭설이 쏟아진 서울은 이날 오후 3시 25.8㎝의 적설량을 기록해, 적설량 관측이 시작된 1937년 이후 7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지금까지 서울의 최대 적설량은 25.6㎝(1969년 1월28일)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1937년 이전의 강수량과 적설량 기록 등을 감안하면 1907년 근대적 기상 관측이 시작된 뒤 100여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문산 26.2㎝,인천 22.3㎝, 수원 19.8㎝, 춘천 23.0㎝ 등 중부지역 곳곳도 상당한 적설량을 보였다.
기상청은 폭설 원인에 대해 “한반도를 통과하는 대륙의 찬 공기에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서해 상공의 공기가 유입되며 눈구름대가 대규모로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폭설로 오후 5시 현재 경기 12곳, 경북 10곳, 서울 7곳 등 전국의 37곳이 통제됐다. 또 김포공항은 이날 오후까지 항공기 203편이 결항되는 등 2001년 1월 이후 9년 만에 대규모 운항 중단을 겪었다.
새해 첫 출근길의 시민들은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으나 주요 간선도로가 마비되고 전동차 고장 사태 등이 발생해 출근을 못 하거나 무더기 지각 사태를 빚었다. 퇴근길에도 얼어붙은 도로 때문에 귀가전쟁이 벌어졌으며, 아예 퇴근을 포기하는 직장인도 적지 않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서울·인천·경기 등 지방정부는 비상근무를 벌였으나, 워낙 많은 눈이 내려 효과적인 제설작업을 하지 못했다. 육군도 이날 서울 남태령과 청량리, 강남구 등에 병력 5000여명과 중장비 80여대를 투입해 제설작업을 지원했다.
한편, 서울시는 5일 출퇴근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하철의 출근 집중 배차 시간을 오전 7~9시에서 7~10시로, 퇴근 집중 배차 시간을 오후 6~8시에서 6~9시로 각각 늘리기로 했다. 또 지하철 막차 시각도 종착역 기준으로 새벽 1시에서 2시로 늦춰진다.
권은중 송채경화 기자 detail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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