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세종시 땅값, 혁신도시 울산의 1/8…‘기업 블랙홀’ 불보듯

등록 2010-01-07 15:28

서울서 KTX로 40분…지리적 여건도 좋아 경쟁 우위 선점
혁신·기업도시 “세종시 퍼주기로 다른지역들 죽을판” 격앙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에 들어설 대기업에 대해 지난 5일 정부가 확정한 토지 공급가격은 혁신·기업도시의 4분의 1~5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행정도시에 대한 세제·재정 지원도 혁신·기업도시와 같은 수준으로 적용하기로 해 행정도시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옮기려는 기업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6일 <한겨레>가 국토해양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전국 혁신도시와 기업도시의 토지 공급가격을 받아 비교해 보니, 이들 도시의 평균 공급가격은 3.3㎡ 당 172만원으로 행정도시의 토지공급가격 36만~40만원보다 4.3~4.8배나 높았다. 전국 혁신도시 가운데 울산이 299만원으로 토지 공급가격이 가장 높았고, 대구가 293만원으로 두 번째로 높았다. 이들 지역의 토지 공급가격은 세종시의 7.5배 수준이었다. 또 강원과 경남이 각각 195만원, 183만원으로 4~5배, 제주, 경북, 광주·전남, 전북이 각각 156만원, 155만원, 149만원, 147만원으로 3~4배로 나타났다. 혁신도시 가운데 토지 공급가격이 가장 낮은 충북도 96만원으로 세종시의 2.5배에 달했다. 원주, 무주 등 6개 기업도시 가운데 토지 공급가격이 유일하게 결정된 충주도 3.3㎡ 당 47만7000원으로, 세종시보다 더 높았다.

세종시의 토지 공급가격이 이들 지역보다 훨씬 낮은 것은 정부가 대기업 등에 원형지 형태로 땅을 공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원형지는 기반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땅으로 땅값이 싸고, 토지조성 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개발자가 원하는 대로 개발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반면, 혁신·기업도시는 기반시설 등을 조성한 조성원가로 땅을 공급하기 때문에 땅값이 상대적으로 높다.

더욱이 세종시는 서울에서 케이티엑스로 40분, 자동차로 1시간30분에 닿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우며, 바로 북쪽인 천안까지 수도권 전철이 다닌다. 이 때문에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을 고려하는 기업들에게는 다른 어떤 혁신·기업도시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지방정부들이 우려한 ‘세종시 블랙홀’ 현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이것은 행정도시의 애초 취지인 지역균형발전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기도 하다.

혁신·기업도시가 들어설 다른 지역들은 “세종시 퍼주기로 다른 지역이 다 죽게 됐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먼저 세종시 인근의 충북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충북은 세종시에서 10㎞가량 떨어진 곳에 오창과학산업단지, 오송생명과학단지,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등을 조성하고 있어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충북지역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정범구 민주당 의원은 “세종시 수정으로 혁신도시 추진을 가로막으면 정부는 전국민적인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도시와 첨단의료복합단지, 국가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등을 추진하는 대구·경북도 마찬가지다. 김영철 계명대 교수(대구사회연구소장)는 “대구·경북이 교육·과학·지식 산업으로 활로를 열려 하는 데 똑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세종시에 이런 특혜를 주면 대구는 말할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김경욱 김성환, 청주/오윤주 기자 das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