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어린이 24명 추적조사
발달장애·우울증 수년 앓아
발달장애·우울증 수년 앓아
성폭행이나 신체적 학대를 당한 아이들의 상당수가 수년이 흐른 뒤에도 발달장애 등 신체적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 곽영호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및 황준원 강남을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팀이 1987~2007년 서울대병원 학대아동보호팀에서 치료를 받았던 76명 가운데 24명을 상대로 평균 54개월 동안 추적 조사를 한 뒤 <대한소아과학회지> 최근호에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중등도 이상의 발달장애와 신체적 후유증을 보이는 아이가 각각 6명(25.0%), 3명(12.5%)으로 나타났다. 또 가벼운 우울증과 사회적·직업적 기능에서 ‘약간의 곤란’을 겪을 것으로 예측되는 아이들이 13명(54.2%)에 달했다.
황 교수는 “학대를 당한 아이들은 치료 뒤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불안과 공포심을 갖게 된다”며 “질환에 대한 치료와 함께 아이들의 정상생활을 돕기 위한 보호기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체 피해 아동 76명(남 28명, 여 48명)을 학대 유형별로 나눠 보면, 신체 학대 44건(57.9%), 성 학대 27건(35.5%), 방임 9건(11.8%) 등이었다. 가해자는 친아버지가 25건(32.9%), 친어머니 8건(10.5%), 친부모 6건(7.9%) 등이었으며, 학대 장소는 집 내부가 41건(53.9%)으로 가장 많았다. 성 학대를 당한 아동 27명의 경우 가해자가 아는 사람인 경우가 10건(37%), 낯선 사람 8건(29.6%), 친아버지 6건(22.2%), 양아버지 2건(7.4%) 등으로 집계됐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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