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9.9%만 내진설계…강북, 강남보다 취약
지하철 1~4호선 127.3㎞ 구간도 ‘위험’ 추정
지하철 1~4호선 127.3㎞ 구간도 ‘위험’ 추정
아파트를 포함한 서울의 건축물 가운데 지진에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춘 경우가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기준으로 시내 일반 건물 62만8325채 가운데 내진설계가 된 것으로 확인된 건물은 6만1919채(9.9%)로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내진설계 규정은 1988년부터 건축법에 도입됐으며, 이 규정에 따라 3층 이상 또는 전체면적 1000㎡ 이상 건물은 반드시 내진설계를 해야 한다. 내진설계가 확인되지 않은 건물은 1988년 이후 지어진 2층 이하의 전체면적 1000㎡ 미만 규모이거나, 1988년 이전에 세워진 건물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내진설계된 건물의 비율을 자치구별로 보면 용산구 6.4%, 종로구 6.2%, 중구 6.0% 등으로 오래된 건물이 많은 강북지역에서 낮았다. 반면 1988년 이후 새로 지은 건물이 많은 강남지역은 내진설계 건물 비율이 강남구 24.0%, 송파구 22.0%, 서초구 19.9% 등으로 비교적 높았다.
한편 서울시는 지하철 1~4호선을 대상으로 내진성능 예비평가를 한 결과, 전체 143.1㎞ 가운데 127.3㎞ 구간이 내진성능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돼 상세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1~4호선보다 늦게 건설된 5~8호선은 지난해 실시한 정밀검사에서 모든 구간이 내진성능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경서 서울시 건축정책팀장은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은 건물의 경우 증축이나 리모델링을 할 때 내진설계를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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