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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조능희 피디 “애초 말도 안 되는 기소…정정보도·사과 요구할것”

등록 2010-01-20 20:26수정 2010-01-21 04:33

조능희 전 ‘피디수첩’ 책임피디
조능희 전 ‘피디수첩’ 책임피디
“사법정의의 승리? 이런 수사도 붙이지 마세요. 이게 무슨 형사기소감입니까? 기본적으로 말도 안 되는 기소였죠.”

<문화방송> ‘피디수첩’ 광우병 편을 제작한 조능희 전 피디수첩 책임피디(현 ‘엠비시스페셜’ 피디)는 20일 서울중앙지법의 1심 무죄 선고에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다. 수화기에서 흘러나오는 그의 음성에는 1년반 이상 조중동 등 보수언론과 국가권력이 합세한 모진 탄압을 견뎌낸 회한이 묻어났다.

“1700여명 검사 중 정권과 권력을 위해 일하는 한줌밖에 안 되는 정치검찰의 의도는 성공했습니다. 검사들이 기소를 한 이유는 법정에서 죄를 입증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정부정책 비판하면 이렇게 된다’는 본보기를 보이겠단 것이지요. 그 효과는 상당했습니다.”

피디수첩 탄압으로 인한 비판보도의 위축 효과는 언론보도 전반으로 확산됐다. 특히 지상파 방송에서 시사비판프로는 하나둘 간판을 내렸다. 기자·피디 할 것 없이 자기검열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이후 쇠고기의 ‘쇠’자가 보도되는 걸 봤어요? 대만도 우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미국과 쇠고기협상을 타결했다가 국민 반발이 들끓자 정부가 나서서 내장, 분쇄육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이런 걸 알고 있는 국민이 몇이나 될까요?”

그는 “빈슨 의료진이 사인을 인간광우병으로 진단했다는 내용이 담긴 빈슨 유가족의 의료진 소송 자료를 검찰이 기소 이전에 입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찰이 이를 알고도 허위의 내용을 언론에 흘렸다면 형사처벌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이 힘을 쓰는 것은 그들에 기생하면서 앵무새처럼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받아쓰는 언론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견언론인인 조 피디는 이번 일을 계기로 “보도란 무엇인가라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회사와 집이 압수수색 당하고 담당 피디는 결혼을 앞두고 체포되고 작가는 이메일이 전 국민에게 공개되는, 군사정권 이후 대한민국 어느 언론인들도 겪지 못했던 일들을 경험했다”며 “그저 미안할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다시 재작년 4월로 돌아가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해도 똑같은 지시를 내렸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 알권리를 찾아주는 게 “언론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또 그는 “검찰은 검찰이 나설 정도로 보도가 문제가 있다는 대국민 선전은 톡톡히 했지만, 기소로 인한 법정공방으로 조중동과 검찰의 거짓말이 낱낱이 밝혀진 점은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조중동의 언론플레이가 진실로 둔갑될 수도 있었죠.”

언론 보도에 얽힌 비화도 들려줬다. 피디수첩을 흠집내기에 바빴던 보수언론의 한 기자는 ‘기사로는 조중동이지만 마음으로는 피디수첩을 지지한다’는 문자메시지를 그에게 보낸 적도 있단다.

그는 “조중동의 허위보도에 대해서는 정정보도 청구와 사과 요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귀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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