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사장
검찰 “효성아메리카 계좌서 500여만달러 빼내 미 부동산 구입”…조 사장 “이미 갚았다”
조현준(42·사진) ㈜효성 사장의 국외 부동산 취득 자금 출처를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함윤근)는 조 사장의 부동산 구입자금 중 상당액이 효성의 미국 법인인 효성아메리카에서 나온 정황을 포착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부동산 구입자금 중 일부가 효성아메리카 계좌에서 나온 정황이 포착돼 사실관계를 확인중에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 사장이 2002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 등에서 빌라와 콘도를 사는 데 쓴 1100만달러(우리 돈 100억원가량) 가운데 절반 정도를 효성아메리카의 공금에서 빼내 사용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해 12월 조 사장과 그의 아버지인 조석래(75) 효성그룹 회장을 각각 소환해 정확한 횡령 액수와 이 자금의 원출처, 공모자 등을 조사한 바 있다. 조 사장은 이 과정에서 횡령 사실을 일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조 사장은 ‘부동산 구입 자금 중 일부를 효성아메리카에서 빼 썼지만 이미 한참 전에 갚았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검찰은 조 사장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산 450만달러짜리 주택을 비롯해 부동산 4건을 사는 과정에서 효성아메리카의 회삿돈을 개인적인 용도에 쓴 만큼 이를 나중에 갚았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미국과의 형사사법 공조를 통해 회삿돈이 조 사장에게 건너간 정황과 그 돈의 원출처 등을 조사한 뒤 처벌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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