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퇴적물오염 비상] 달성보 퇴적층 왜 관심끄나
4대강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낙동강 달성보 공사현장의 검은 퇴적층에서 맹독성 발암물질인 비소가 미국환경보호청 기준치보다 높게 검출되면서 환경오염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으로 준설 작업이 진행되면서 과거의 오염퇴적토가 더 발견될 가능성도 있어 이에 대한 정밀 조사 필요성도 제기된다.
환경·수질전문가들은 이 검은 퇴적토가 강바닥 표층이 아닌 준설 약 2m 깊이에서 발견된 데 주목한다.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금호강 등의 오염도가 가장 심했던 1980년대에 쌓인 퇴적물일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금호강에는 대구시민들의 생활하수와 염색공단 등의 공업폐수가 처리돼 흘러들며 달성보 상류의 강정보 부근에서 낙동강과 합류한다. 대구시민들의 식수원인 강정·매곡 취수장은 이 합류지점에서 불과 몇㎞ 상류에 있다. 성서공단과 접해 있는 대명천이나 그 부근의 진천천도 달성보-강정보 사이 구간에서 낙동강으로 흘러든다.
1980년대 경북도 수질업무를 담당했던 한 공무원은 “개발에 전념하느라 수질관리가 소홀했던 1988년 금호강의 수질오염은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수치가 지금의 수십배나 되는 100ppm을 넘을 정도로 심각했다”고 회고했다. 그 뒤 대구시에 의해 집중적으로 수질 개선작업이 진행되면서 지난달 금호강의 비오디 수치는 2.3ppm에 불과할 정도로 떨어졌다.
달성보에서 시료채취작업에 참여했던 한 교수는 “강바닥 표층이 아닌 일정 깊이에서 오염된 퇴적토가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가장 오염이 심각했던 시절 퇴적물 위에 그 뒤 형성된 정상적인 퇴적물이 덮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냥 두면 아무 문제가 안되지만 준설공사를 하면 긁어 부스럼식으로 잠자던 1980년대의 오염물질이 발굴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운동 쪽에서는 같은 이유로 구미공단과 인접한 낙동강 구간에도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견해다.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김상희·김재윤(민주당)의원과 홍희덕(민주노동당)의원은 “정부는 4대강 사업 전구간에 대한 추가적인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준설토가 수질오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쪽은 “퇴적토의 중금속이 물 속에 녹아드는 정도를 조사한 결과 중금속 용출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달성보 구간의 퇴적토도 모두 토양오염 우려기준 이하로 별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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