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귀화시험 예시 공개
“애국가 1절을 불러보세요.”
외국인이 한국 국적을 얻기 위해 치르는 귀화시험의 면접시험 문항이다. 법무부는 귀화시험의 필기시험과 면접시험 예시 문제를 16일 공개했다. 시험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들이 문제 유형에 익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공개된 문제는 한국의 경제·문화·정치제도 등에 대한 20개의 오지선다형 문제와 10여개의 면접시험 문항으로 구성됐다. 한국 생활을 어느 정도 했다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는 문제들도 있지만, 외국인들로서는 까다로울 법한 문제도 있다. 이들이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삼국사기>는 누가 편찬했습니까”라는 문제에서 ‘④ 김부식’을 고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법무부 관계자는 “우리에겐 아주 쉬워 보이는 문제라도 살아온 문화가 다른 외국인들은 답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올림픽은 몇 년도에 개최되었습니까”라는 문제에서는 오답을 고른 수험생이 많았다고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가의 주권이 국민과 정부 중 어디에 있다고 생각합니까”, “다른 사람과의 갈등을 겪을 경우에 자기 생각과 다르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까”라는 등의 면접시험 문제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
법무부는 응시자가 필기시험에서 60점을 넘기면 합격이며, 면접시험에서도 60% 정도만 답하면 합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균 합격률은 60~65% 수준이다. 지난해 귀화 신청자는 49개국 출신 2만5044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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