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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삼성전자 백혈병, 23살 박지연씨 끝내 사망

등록 2010-04-01 10:03수정 2010-04-01 10:18

2008년 2월 항암치료를 받을 당시 박지연씨의 모습.  류우종 <한겨레21> 기자 wjryu@hani.co.kr
2008년 2월 항암치료를 받을 당시 박지연씨의 모습. 류우종 <한겨레21> 기자 wjryu@hani.co.kr
3년 급성골수암 투병 끝 사망…8번째 죽음
삼성, 관련성 부인…벤젠 검출도 인정 안해




봄비가 대지를 적신 31일 오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급성 백혈병에 걸려 투병하던 여성 노동자 한 명이 또 세상을 떠났다. 관련 단체에서 파악하기로만 이번이 8번째 희생자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생각하는 모임 ‘반올림’은 이날, 삼성전자 온양공장에서 일하던 중 급성골수백혈병에 걸려 투병하던 박지연(23)씨가 오전 11시께 숨졌다고 밝혔다. 박씨의 주치의인 민우성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박씨가 폐출혈에 이은 감염으로 숨졌다”고 말했다.

박씨는 고3 때인 2004년 12월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집안 형편 때문에 조기 취업을 한 그는 반도체 검수 업무를 맡았다. 고열로 가열된 납 용액과 화학약품에 반도체 본체를 핀셋으로 넣었다 꺼내고 엑스레이 기계로 제품을 검사하는 일이었다. 그러던 중 2007년 7월께부터 몸에 이상이 찾아왔다. 속이 울렁거려 찾은 병원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이란 진단을 받았다.

이듬해 9월 운 좋게 골수이식수술을 받은 뒤 잠깐 호전되는가 싶더니 지난해 병이 재발했다. 충남 부여의 집에서 서울을 오가며 치료를 받던 박씨는 지난 26일 피를 토하고 얼굴이 심하게 붓는 등의 증상을 보여 서울성모병원으로 실려왔다 닷새 만인 이날 결국 숨을 거뒀다.

반올림 쪽에서 파악한 바로는 삼성전자 기흥공장과 온양공장에서 일하다 급성 백혈병이나 림프종 등 조혈계 암에 걸린 노동자만 20명에 이른다. 이 단체의 이종란 노무사는 “이들 가운데 이미 숨진 황유미, 황민웅씨 등에 이어 이번에 박씨까지 모두 8명이 세상을 떠났고, 나머지 분들은 투병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공장에서 백혈병 등의 환자가 계속 발생한 데 대해, 시민·사회 단체 쪽은 공장 작업환경 탓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삼성은 이를 계속 부인해왔다. 지난해 초에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역학조사를 벌였으나 노동환경과 발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낮다고 판정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앰코테크놀로지 등 반도체 제조 3사 공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역학조사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됐으나 이들 회사는 조사의 신뢰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를 근거로 반올림 쪽은 박지연씨를 포함해 투병중이던 노동자 3명과 이미 숨진 희생자 3명의 유족 등과 함께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산업재해 인정을 요구하는 ‘요양급여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을 지난 1월11일 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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