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된 한국인 강아무개씨가 근무했던 데리 헤루 업소를 다룬 요미우리신문 4월11일치.
요미우리 “방문 성매매 ‘델리 헤루’서 일한 사실 확인”
가족들에겐 “일본 남자와 결혼해 잘 살고 있다” 거짓말
가족들에겐 “일본 남자와 결혼해 잘 살고 있다” 거짓말
60대 일본인 남성에게 목이 잘린 채 살해됐던 한국인 여성 강아무개(32)씨가 13일 목을 못찾은 상태에서 화장됐다. 특히 제주도 출신인 강씨는 그동안 가족들에게 “일본 남자와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고 거짓말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일본 <제이피뉴스>와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강씨의 오빠 등 친지 3명이 지난 12일 일본에 도착해 시신을 인수했으며, 13일 머리가 없는 채로 화장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12일 오후 이시카와현 경찰청에 도착해 강씨 살해사건 개요와 향후 수사방침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친지들은 이후 가나자와 중앙경찰서로 이동해 관에 안치돼 있는 머리 없는 강씨의 시신을 확인했다.
강씨의 머리 없는 주검은 지난 3월29일 가나자와시 니보초 도로변에 방치돼 있던 여행가방 안에서 발견됐다. 이어 4월1일 이누마 세이치라는 60살의 남성이 경찰에 자수했고, 피해 여성이 “광고를 통해 알게 된 한국인 성매매 여성”이라고 밝혔다. 이누마는 “금전적인 문제로 여성과 다툰 뒤 살해하고 톱으로 머리를 잘랐다”고 자백했다.
<요미우리신문> 인터넷판은 지난 11일 오사카의 환락가인 미나미 거리에서 강씨가 일했던 ‘데리 헤루’를 방문해 강씨가 지난해 9월까지 이곳 ‘데리 헤루’에서 일했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데리 헤루는 ‘딜리버리 헬스(delivery health)’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헬스’는 성 서비스, 성 매매를 의미하는 업계 은어로, 데리 헤루는 ‘출장 성매매’를 의미한다.
<요미우리신문> 인터넷판은 강씨가 일했던 ‘데리 헤루’ 업체도 이미 지난 1월에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업소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일본인 남성 종업원에 따르면, 폐점하기 전에 이 업체는 항상 5~6명의 한국인 여성들이 근무하고 있었으며, 손님과의 협상에 따라 여 종업원이 가게 밖으로 나갔다고 보도했다. 이 일본인 남성 종업원은 강씨에 대해 “지난해 8~9월께 근무했던 여자라고 생각한다“고 증언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이 종업원은 강씨가 지난해 9월 그만두기 전까지 주 1~2회 정도 출근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증언에 따르면, 강씨는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버리는 성격이었으며, 근무중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다.” 강씨는 오사카 ‘데리 헤루’ 상점을 그만둔 뒤 친구집 등을 전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또 일본 수사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강씨가 2005년 10월 나가노현에 살고 있는 한 일본인 남성과 결혼했지만 결혼생활을 이어가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강씨는 오사카 시내를 거점으로 해서 나가노와 이시카와 도야마 등을 전전했다는 것이다. 일본 수사관계자는 살해 용의자와 알게 된 것은 지난해 봄이었으며, 이후 개인적으로 연락해 개인적으로 만난 사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강씨는 결혼생활이 파경을 맞은 뒤에도 가족들에게는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했다고 거짓말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의 오빠 등 가족과 친지들은 이에 따라 강씨에게 불행이 닥친 이후에야 그가 유흥업소에서 근무한 것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
<제이피뉴스>에 따르면 니이카타 한국 총영사관 노재용 영사는 13일 오후 3시께 시신이 유기된 현장에 꽃다발을 헌화하는 등 강씨의 명복을 빌었다. <제이피뉴스>에 따르면, 노 영사는 강씨의 유족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 슬프다”며 “빨리 머리 부분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고 한다. 가족들은 또 용의자가 엄정한 처벌을 받게 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영사는 강씨 가족들이 “(피해자가) 한국인이라는 것 때문에 가벼운 처벌을 받는 게 아니라 일본 법률에 의해 엄정하게 처벌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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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살해된 한국인 강아무개씨 사건을 보도한 4월13일치 요미우리 신문.
한국인들을 상대로한 매춘행위도 전화 한 통이면 해결된다. 사진 제공 박철현/JPnews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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