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생산·소비자 단체 회견
국내 10여개 유기농 소비자·생산자 단체들이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따른 팔당 유기농단지 파괴에 항의해 내년 경기도 팔당에서 열리는 세계유기농대회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관련기사 9면
세계유기농대회 한국조직위원회에 소속된 한살림 등 6개 유기농 소비자단체와 가톨릭농민회 등 5개 생산자 단체는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강 수계의 팔당 유기농업 파괴가 중단되지 않으면 내년 세계유기농대회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단체들은 이런 공식 의견을 19일께 세계유기농업운동연맹(아이폼)에 전달할 방침이다. 선언에 참여한 나머지 단체들은 아이쿱생협·여성민우회생협·두레생협·생협전국연합회·팔당생명살림생협과 전국여성농민회·정농회·팔당생명살림·팔당생명살림영농조합이다.
이들 소비자·생산자 단체는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사업은 세계유기농대회의 개최 장소인 팔당의 유기농지를 수용해 자전거도로와 공원으로 만들려 한다”며 “이는 ‘팔당지역에서 하천과 유기농업이 상생하는 모습을 세계 유기농업인들에게 보여주겠다’는 유기농대회의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거부선언에는 전국 40여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유기농 소비자단체 6곳이 모두 참여해, 6·2 지방선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진찬 경기도 농정국장은 “세계유기농대회와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별개의 문제”라며 “4대강 사업으로 팔당 유기농단지가 없어지더라도 다른 곳에서 현장체험 행사를 실시하면 된다”고 밝혔다.
‘2011 세계유기농대회’는 2008년 6월 경기도와 유기농 단체들이 주도해 유치했으며, 내년 9월26일~10월5일 남양주와 양평 등 팔당 인근 지역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