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불참자들, 단일화 재추진·단독출마 비쳐
추대위원장 사퇴…‘조직 동원’-‘흠집내기’ 공방
추대위원장 사퇴…‘조직 동원’-‘흠집내기’ 공방
곽노현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법학)가 지난 14일 경선을 통해 진보 진영의 서울시교육감 단일 후보로 선출됐지만 단일화 과정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선에 불참한 후보 쪽에서 ‘제2의 단일화’를 꾀하거나 단독 출마를 검토하고 있어, 단일화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선에 불참한 박명기 서울시교육위원은 18일 “곽노현 후보는 시민 여론조사에서 3위를 했는데도 ‘2010 서울시 민주진보 교육감 범시민추대위원회’(추대위) 참여 단체와 운영위원들의 지지를 받아 선출됐다”며 “이번 경선이 민주적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동원된 것인 만큼 추대위는 후보 선정을 철회하고 재선출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지난 5일 경선 시기와 방식 등에 이의를 제기하며 경선 불참을 선언했으며, 이삼열 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도 경선 투표 당일 불참 선언을 한 바 있다.
경선 불참 후보들의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추대위 내부에서도 일부 수긍하는 분위기다. 추대위 운영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시민단체 대표는 “경선 시기만 늦췄어도 두 후보의 불참을 막을 수 있었을텐데 그런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추대위의 공동운영위원장을 맡은 박경양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장은 경선 투표 당일인 지난 14일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박 회장은 “경선에 불참한 후보들의 경선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가 아주 허황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정 후보의 당선을 위해 일부 단체가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사퇴 후보들의 주장을 두고서는 추대위에 참여했던 중립적인 단체들도 “근거 없는 흠집내기”라고 반박하고 있다. 어느 후보도 지지하지 않았다는 한 단체 대표는 “추대위 참여 단체 가운데 24개 단체 대표들로 꾸려진 운영위원회가 토론과 합의를 통해 경선 방식과 시기를 정했다”며 “경선 과정에서 있었던 문제는 시행착오였을 뿐이며,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의도적으로 경선이 진행됐다는 것은 지나치게 자의적인 해석”이라고 말했다.
경선에 참여했던 한 후보는 “운영위원회와 후보자들의 연석회의에서 운영위원보다 후보자들이 먼저 나서서 자기한테 유리한 경선 방식을 만들려고 심하게 다퉜다”며 “경선 과정보다 후보들이 자기의 이해관계를 너무 앞세운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삼열 전 사무총장은 이날 “보수 쪽 후보들이 10명 이상 난립하고 있고 이들이 단일화되지 않는다고 전제했을 때, 진보 진영에서도 꼭 단일화만을 유일한 전략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며 단독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