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열…50년만에 ‘열사’로
4·19 50돌 맞아 묘비명 정비
4·19혁명 50돌인 19일 혁명의 도화선이 됐던 김주열 열사의 새 묘비(사진)가 고향에 세워졌다. 새 묘비에는 ‘열사’ 호칭을 새겨넣었다. 군사정권을 거치면서 열사라는 표현을 쓰기가 어려웠던데다 관심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11시 전북 남원시 금지면 옹정리 김 열사 묘역에서 열사의 누나 김영자(74)·경자(69)씨를 비롯한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새 묘비석 제막식이 열렸다. 지난 11일 경남 마산 중앙부두에서 50년만에 김 열사의 장례식이 범국민장으로 치러진 데 이은 추모 행사의 절정이었다.
이번이 네번째인 새 묘비석의 정면에는 한글로 ‘열사김주열의묘’라는 흰 글씨가 선명하다. 1960년 열사가 숨진 당시에는 ‘4월의 영혼, 고 김주열군지묘’라는 목비가 세워졌다. 64년에는 유진오 박사가 비문을 쓴 비석에 ‘김군주열지묘’라고 적었다. 94년에는 ‘김주열지묘’라고 한자를 새겼다.
새 묘비 나머지 3면에는 열사 이력·주검 수습·4·19혁명 과정 등이 900자 정도로 새겨졌다. 특히 “60년 4월11월 눈 부위에 최루탄이 박힌 열사의 주검 인양은 열사의 부활이었고, 그가 없었다면 4·19혁명이 없었을 것이다”는 등의 내용이 추가됐다.
남원시는 지난 3월부터 1억원을 들여 새 묘비석을 마련했으며, 종전의 봉분 지름을 2m에서 5.6m로, 높이를 1.5m에서 2.5m로 확장했다. 비석 크기 역시 좌대와 머리 부분을 뺀 몸체 길이가 1.8m로 종전보다 커졌다.
남원시는 2007년부터 13억5000만원을 들여 김 열사 묘역 정비와 생가 복원을 추진했다. 올해부터는 10년을 목표로 묘역 주변 3만2000여㎡를 역사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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