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조(18·한국이름 조성문)
밴쿠버에서 동메달 딴 사이먼 조 “나도 불법체류 아동이었다”
“미국은 기회의 땅이잖아요. 이민자들이 미국의 자유에 접근하기 어렵게 하는 법은 고쳐야 해요.” 한국계 쇼트트랙 미국 국가대표인 사이먼 조(18·한국이름 조성문·사진)는 27일(현지시각)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 워싱턴지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민법 개혁운동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비록 어렸을 때의 일이지만, 그는 4살 때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미국으로 건너와 지금은 미국을 대표하는 인물이 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14년 전 부모와 함께 캐나다 밴쿠버의 한 모텔을 떠나 걸어서 캐나다-미국 국경을 넘었다. 다행히 11살 때 시민권을 얻었고, 지난 2월 슬픈 추억이 서린 바로 그 밴쿠버에서 그는 미국 성조기를 가슴에 달고 쇼트트랙 남자 계주에서 동메달을 땄다. 지난 21일에는 백악관 초청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다. 그의 인생유전은 미국 언론에도 여러 차례 소개됐다. 그는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자, 저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이 생겼다”며 “그래서 다른 사람들한테 이민법 개혁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점은 늘 잊지 않고 있는 그는 회견할 때는 영어로 답했지만, 한국 기자들과의 대화에서는 또렷한 우리말로 “한국을 진짜 엄청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견 직후, 상원 법사위 이민소위 소속인 민주당 상원 원내부대표 리처드 더빈 의원을 만나 이민법 개혁을 거듭 촉구했다.
워싱턴/글·사진 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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