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주식부당거래 9개월 수사하고도…
미공개 정보이용 혐의에 “정보 알 위치 아니다” 면죄부
시민단체 “OCI 감사 통해 내부정보 접근가능” 비판
미공개 정보이용 혐의에 “정보 알 위치 아니다” 면죄부
시민단체 “OCI 감사 통해 내부정보 접근가능” 비판
오시아이㈜(OCI·옛 동양제철화학)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로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14일 이 회사 이수영 회장의 큰아들과 작은아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같은 내용으로 금융감독원이 수사의뢰한 김재호 동아일보 대표이사 등은 ‘혐의 없음’으로 내사종결했다.
이에 9개월이나 진행한 수사 결과를 주말을 앞두고 발표한데다 주요 의혹과 관련자들을 대부분 무혐의 처리해 일부에선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전현준)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오시아이 주식을 사고팔아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로 이 회장의 큰아들과 작은아들인 이우현(42) 오시아이 부사장, 이우정(41) 넥솔론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오시아이가 세계에서 8번째로 태양광 전지 등에 쓰이는 폴리실리콘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다는 등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2007년 10월부터 2008년 7월까지 차명계좌 등으로 주식을 샀다 되팔아 각각 10억452만원(큰아들), 1억8100만원(작은아들)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2007년 초 4만~5만원대에 거래되던 이 회사의 주가가 잇따라 발표된 호재에 힘입어 한때 45만5000원(2008년 5월20일)까지 치솟은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이 실제로 얻은 차익은 수백억원대로 추정된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과 같은 의혹을 받아온 김재호(46) 동아일보 사장과 ㈜동아일보, ㈜마이다스동아, 이 회장의 동생인 ㈜오시아이상사 이화영(59) 회장 등 7명(법인 포함)은 ‘혐의 없음’으로 내사종결 처분했다고 밝혔다.
김주현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는 “금융감독원이 동아일보사 쪽에 정보를 흘렸다며 수사를 의뢰한 오시아이 김아무개 전 감사는 업무상 미공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았으며, 김 전 감사가 동아일보사 쪽에 정보를 준 증거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이화영 회장의 사위인 한승수 전 국무총리의 아들 부부도 같은 방식으로 이익을 챙겼다”는,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는 “직접 대출을 받는 등 정상적인 거래였다”며 내사종결 처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에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은 “감사라는 직위는 회사의 업무와 회계 전반을 감독하기 때문에 당연히 회사 안 정보에 대한 업무상 접근권이 있다”며 “김 전 감사가 회사의 계약 체결 정보를 알 수 없었다는 이유로 동아일보사 등에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봐주기 수사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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