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한철씨가 18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외규장각 문화재 반환을 위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조승현
가수 이한철씨가 18일 정오부터 1시간 동안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외규장각 문화재 반환을 위한 1인 시위를 벌였다.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에 약탈당한 외규장각 도서 등 문화재의 완전 반환을 위해 프랑스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 문화연대의 릴레이 1인 시위에 동참한 것이다. 지난 17일 시작한 1인 시위에는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 강내희 문화연대 공동대표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씨는 “프랑스가 빼앗아간 문화재를 우리에게 조건 없이 돌려주는 게 아니라 대여 형식으로 주는 대신 다른 문화재를 자기네 나라로 가져가 전시하는 방안을 우리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들었다”며 “대여가 아닌 완전 반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지방선거와 월드컵 분위기에 덮여 이 문제가 주목을 못 받고 있는 것 같은데,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하기 위해 1인 시위에 나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문화연대는 “우리 정부가 외규장각 문화재를 두고 프랑스와 ‘영구 대여’ 협상을 진행 중이라지만, 협상 내용이 굴욕적인 ‘임대’ 협상에 불과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며 “우리 국보급 문화재를 교환 전시 형태로 프랑스에 내줘야 하고, 몇 년마다 한 번씩 협상을 갱신해야 하며, 교환 전시 비용 또한 상당 부분 우리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사실이라면, 이는 ‘영구 대여’라기보다는 굴욕적인 ‘임대’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오는 27~28일 저녁 7시30분 서울 홍대 앞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는 외규장각 도서 및 약탈 문화재 반환을 위한 라이브 에이드 콘서트 ‘로스트 헤리티지’도 열린다. 27일 이승환·허클베리핀·윈디시티, 28일 이한철·3호선버터플라이·소히 등이 출연한다. 티켓값은 3만원이며, 수익은 전액 외규장각 문화재 완전 반환을 위한 소송 비용에 보탠다. 앞서 이한철씨는 22일 홍대 앞 놀이터에서 열리는 ‘프리 마켓’에서 외규장각 문제를 알리는 거리 공연도 펼칠 계획이다. 공연 문의 (02)773-7707.
한편 이날 이씨의 1인 시위 소식이 트위터를 통해 전파되자 많은 시민들이 “실천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마음으로 함께하겠습니다” 등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글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조승현 포토21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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