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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조희문 영진위원장, 독립영화 지원심사에 입김”

등록 2010-05-20 08:25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심사위원들 “전화 걸어 특정작품 선정 압력”
“중립지킬 의무 저버려”…오늘 기록공개 회견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독립영화 제작 지원 심사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원 사업에 중립을 지켜야 할 영진위원장이 직접 특정 작품 선정을 심사위원에 요구한 것은 최소한의 책무를 저버린 일이라는 비난이 영화계에서 일고 있다. 이번 지원작 심사에 참여한 심사위원들은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조 위원장과의 통화 기록 등을 공개하고 공식 항의할 예정이다.

19일 복수의 영진위 독립영화 제작지원 사업 심사위원들은 “조 위원장이 지난 13일부터 나흘여 동안 심사위원 9명 중 7명에게 2~3차례 전화를 걸어 특정 작품을 지원작으로 선정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1차 심사는 12일부터 18일까지 이뤄졌는데, 조 위원장은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참석 중에 심사위원들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이런 부탁을 거듭했다는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심의를 위해 모인 자리에서 조 위원장이 여러 심사위원들에게 전화한 사실을 서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탁 전화를 받은 위원들은 조 위원장이 특정 지원작의 번호나 작품 이름을 거론하면서 “내부 조율이 필요하다”거나 “밸런스(균형)를 맞춰야 한다”는 식으로 압력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조 위원장이 선정해달라고 요청한 작품은 <꽃파는 처녀-탈북 여성 인권 다큐>와 <신필름! 그 창연한 영욕의 영화제국> 등 다큐멘터리 2편과 제목이 알려지지 않은 장편 1편인 것으로 확인됐다.

영화제작 지원사업 기구의 수장인 조 위원장이 직접 선정 압력을 행사하고 심사위원단의 외부 비공개 원칙을 스스로 깬 데 대해 심사위원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심사위원은 “영진위원장이 직접 심사위원을 선정하고 심사위원들에게 비공개 서약을 쓰게 하고도 프랑스 출장중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특정 작품 선정 압력을 넣은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고 불공정한 일”이라며 “심사위원들 사이에 심사 거부까지 거론됐지만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 1차 심사를 마무리하고 공식 항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단은 황규덕 감독(명지대 교수·심사위원장), 구성주 감독, 허욱 용인대 교수, 장민용 서경대 교수 등이다.

이에 대해 영진위 홍보 책임자는 “조 위원장이 귀국 중이어서 20일 출근한 뒤 사실 관계를 확인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19일 귀국길에 올라 전화통화가 되지 않았다.

한편 조 위원장이 선정해달라고 부탁한 두 작품은 모두 1차 심사에서 탈락했다. 한 심사위원은 “심사는 조별 예심을 거치기 때문에 기준에 못 미치는 작품은 일찌감치 탈락한다”며 “조 위원장이 지목한 작품들은 이미 탈락한 뒤였다”고 말했다.

이번 독립영화 제작지원 사업에는 모두 304편이 지원해 22편이 1차 심사를 통과했다. 통과한 22편을 놓고 다음달 2차 심사와 영진위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지원작을 선정할 예정이다. 총지원액은 6억4000만원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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