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5·18민중항쟁 28돌 기념 ‘제4회 서울청소년대회’ 문예공모전에서 입상한 학생들이 서울광장에 마련된 ‘5월 민주영령 추모단’에 묵념하고 있다. 5·18민중항쟁 서울기념사업회
‘오월정신 시’ 나란히 최우수상
몰랐던 진실 충격 “슬프고 분해”
“항쟁 기억…민주주의 이어야”
몰랐던 진실 충격 “슬프고 분해”
“항쟁 기억…민주주의 이어야”
[5·18 30돌-5월을 지켜온 여성들]
(18) 마미혜·이유민 마미혜(16·풍문여고 1), 이유민(16·숙명여고 1). 동갑내기 외사촌 자매인 두 학생은 2008년 5·18민중항쟁 서울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제4회 서울청소년대회’ 문예공모전에서 나란히 시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교과서에서 단 두 문장밖에 나오지 않는 ‘5·18’의 의미를 10대의 감성으로 찾아내 시의 언어에 담아냈다. ‘오월의 푸른 하늘 빛이나/ 검은 곤봉과 장총의 섬뜩함이/ 붉은 민주화의 꽃잎과 함께/ 색색이 선명하게 그려졌다면/ 덜 슬프고 아팠을까?’(‘흑백 사진 한 장’) 미혜는 중2였던 그해 봄 어느날 학교 도서관에서 한 장의 흑백사진을 보고 눈을 뗄 수 없었다. 사진 속에는 자신보다 서너살 많아 보이는 교복 입은 여학생이 총검을 둔 군인에게 끌려가고 있었다. “아…이건 뭘까?” 궁금해하던 미혜는 ‘5·18 당시 상황’이라는 사진설명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어른이 끌려가는 모습이었다면 그만큼 충격받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때부터 미혜는 5·18과 관련된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흑백사진 속 5·18의 진실을 알게 됐다. 마침 선생님이 ‘5·18 문예공모전’을 알려줬고 미혜는 용기를 내서 시를 써 냈다. 2년 전 유민이 역시 서로 다른 말을 하는 선생님들이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다. 5·18을 ‘빨갱이의 반란’이라고 하는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님과 ‘민주화를 위한 광주시민의 용기’라고 하는 중학교 선생님의 서로 다른 말에 머리가 아팠다. 텔레비전에서 본 다큐멘터리 속 광주 상황은 더 이해가 안 됐다. 미혜의 권유로 함께 응모한 ‘5·18 문예공모전’에서 유민이는 그 정반대의 시각을 시로 풀어냈다. ‘예순 살의 선생님과 마흔 살의 선생님은/ 서로 다른 이유와 시선으로/ 1980년 오월의 광주를 바라보신다/ 같은 하늘 아래 같은 역사를 가진 한 나라 사람이 이리 다를까?’(‘비분강개의 두 가지 이유’)
왼쪽부터 마미혜(16·풍문여고 1), 이유민(16·숙명여고 1).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