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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곽성문의원 ‘골프장 맥주병 사건’ 파문 일파만파

등록 2005-06-15 19:38

곽성문 의원
곽성문 의원
한나라당 곽성문(53, 대구 중·남구) 의원의 ‘골프장 맥주병 투척 사건’(한겨레 11일치 10면 곽성문의원, 지역상공인과 술자리서 행패)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그동안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버티던 곽 의원은 15일 사죄의 글을 발표하고 당 홍보위원장직과 대구시당 수석부위원장직을 사퇴했다. 곽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골프장 취중 난동으로 큰 물의를 빚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17일 오후 고향을 찾아 지역 어르신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의 말씀을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의 항의는 둑 터진 봇물처럼 밀려오고 있다. 대구 지역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폭력 사태의 진상 규명과 곽 의원의 징계를 강하게 요구했다. 전국의 누리꾼(네티즌)은 한나라당 인터넷 홈페이지에 곽 의원을 당직뿐만 아니라 의원직 사퇴까지 시켜야 한다는 항의글을 사흘째 올리고 있고, 곽 의원의 개인 홈페이지는 접속자 폭주로 ‘다운’된 상태다.

대구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어 “최근 고위 공직자가 도덕성과 자질 문제로 공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어느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라며 “곽 의원은 난동 사건의 전말을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국회의원으로서 자질이 있는가에 대해 스스로 판단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대구 한국청년연합회(KYC)도 “국회윤리위원회는 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곽 의원을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동당 대구시당도 이날 성명을 내, 박 대표의 사과와 함께 “국회의원으로서 기본적 자질조차 갖추지 못한 곽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 사건은 애초 골프 모임 뒤 열린 식사 자리에서 곽 의원이 술김에 맥주병을 벽에 던진 정도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곽 의원과 대구 상공인 사이에 멱살잡이 몸싸움까지 벌이는 등 난장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목격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곽 의원은 식사와 함께 폭탄주가 몇 순배 돈 뒤 경제인들에게 불만을 털어놓았다. 곽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이 야당이지만 대구 지역 국회의원 의석 12석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대구 상공인들이 열린우리당에는 후원금을 내면서 한나라당에는 한 푼도 내지 않는다” 등의 발언을 하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경제인들은 “40여년 동안 한나라당을 도와줬지만 한나라당이 대구를 위해 뭘 했느냐?” “대구 기업 다 망하고 있는데 시민들의 정서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등으로 반박했다.

이런 와중에 곽 의원이 갑자기 맥주병 등 술병 4∼5개를 계속해서 반대편 벽쪽을 향해 던지기 시작했다. 맥주병은 참석자들의 머리 위를 날아 산산조각이 났다. 그중 한병은 노희찬(62)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머리 위로 날아가 깨졌으며, 파편이 노 회장 팔뚝에 긁혀 피가 났다.

이에 노 회장이 “상공인들이 마련한 자리에서 이런 행패를 부릴 수 있느냐”며 곽 의원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았고, 주변 의원들과 참석자들이 뜯어말리면서 술자리는 삽시간에 난장판이 됐다. 소동은 “결판짓기 전에는 못 간다”고 가로막는 노 회장 앞에 곽 의원이 무릎을 꿇고 “형님, 미안합니다”라며 큰 절을 올리고 자리를 뜨며 종료됐다.

곽 의원 쪽은 “당시 옷 보관함 열쇠를 분실한 데 대해 골프장 쪽이 변상을 요구하는 등 서비스가 형편없었고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취중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해명했다.

열린우리당 대구시당은 14일 성명을 내 ‘맥주병은 던졌지만 몸싸움은 없었다’는 곽 의원 쪽 주장과는 달리 “당시 한 상공인이 의자를 들고 (곽 의원에게) 돌진하려다가 주변 만류로 제지되는 등 난투극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북지방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고소나 고발이 있을 경우 사실 확인의 필요성이 있다”고 말해 수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곽 의원은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한 한 방송사 기자 출신으로, 17대 국회에 처음 진출한 초선 의원이다. 대구/박영률, 최익림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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