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팀 근무평가 최상위
검찰, 형사처벌 내비쳐
검찰, 형사처벌 내비쳐
독직폭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서울 양천경찰서 경찰관들이 고문·가혹행위를 저지른 배경에는 엇나간 ‘실적 쌓기’ 경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해당 강력팀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내부 근무평가 순위(6개 강력팀)에서 1위 3차례, 2위 2차례를 기록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7개월 동안 이 경찰서에서 가장 탁월한 실적을 올린 것이다. 양천경찰서의 한 간부는 “평소 그 팀이 범인 검거 실적이 높기로 소문이 났었다”며 “인권위 발표대로라면 실적을 많이 내려다가 그런 짓을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인권위 조사 발표 뒤 일부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실적에 내몰리고, 특진에 목을 매는 탓”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은 18일 “강력팀 경찰관 5명을 19~20일께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영렬 차장검사는 이날 “경찰서에서 압수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자료를 분석하는 작업이 거의 끝났다”며 “조사 상황에 따라 경찰관들의 신분이 피내사자에서 피의자로 바뀔 수도 있다”고 말해 형사처벌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 검찰은 강력팀 사무실 시시티브이 자료 가운데 3월9일~4월2일치 기록이 삭제된 것을 확인하고, 경찰서 차원에서 조직적인 은폐 시도가 있었는지 여부도 확인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월7일 양천서 상황실에서 31개 시시티브이 전체 화면이 녹화된 컴퓨터 하드디스크 한달치(1500기가 분량)를 가져온 뒤 두 달 이상 분석작업을 벌였다. 이 차장검사는 ‘검찰이 늑장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 “4월1일 제보 접수 뒤 곧바로 경찰서 유치장 감찰을 시작했다”며 “시시티브이 자료가 삭제됐다면 복구가 가능한지 등을 의뢰하는 등 분석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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