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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오~피스 코리아” 남·북 경계 녹인 응원열기

등록 2010-06-21 21:11수정 2010-06-22 13:06

남아공 월드컵 지(G)조 2차전 북한과 포르투갈전이 열린 21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마당에서 북한 대표팀의 승리를 바라는 시민들이 ‘우리는 하나’가 새겨진 대형 한반도기를 들고 북한 대표팀의 선전을 응원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남아공 월드컵 지(G)조 2차전 북한과 포르투갈전이 열린 21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마당에서 북한 대표팀의 승리를 바라는 시민들이 ‘우리는 하나’가 새겨진 대형 한반도기를 들고 북한 대표팀의 선전을 응원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21일 북한-포르투갈 경기
봉은사엔 한반도기 펄럭
새터민들도 ‘우리는 하나’
결과는 참담했지만, 함께 응원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북한과 포르투갈의 지(G)조 예선 경기가 열린 21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안마당은 마지막까지 “우린 하나, 짜~작짜작짝”이라는 구호와 함께 한반도기가 펄럭였다.

붉은 티셔츠를 입고 친구와 함께 나온 김민규(28·장로회신학대3)씨는 “북한 대표팀이 전반전엔 잘했는데 한꺼번에 무너져서 너무 아쉽다”며 “경기는 졌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 북한을 응원한 것만으로도 남북화해 차원에서 보면 의미가 있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 북한이 0-7, 큰 점수 차로 졌지만 봉은사에 모인 시민 1000여명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박수로 북한 대표팀을 격려했다.

이날 응원전은 <라디오21>과 ‘진실을 알리는 시민모임’(진알시) 등이 정대세 선수와 북한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스포츠를 통해서라도 경직되고 꼬인 남북관계가 다시 잘 풀렸으면 하는 시민들의 염원을 담은 자리다.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도 이런 취지에 공감해 봉은사 마당을 개방했다. 명진 스님은 경기 시작 전 “어렵게 응원을 하기로 결정했는데 (여기 오신 분들 보니까) 현명하게 판단한 것 같다”며 “안보는 화해, 협력, 상생을 통해 이뤄진다. 정대세가 패스하고 박지성이 골을 넣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북한:포르투갈 하이라이트 영상 바로보기

시민들은 특히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정대세 선수의 경기 모습을 지켜보며 마음을 졸였다. 김아무개(37·직장인)씨는 “남북이 월드컵에 함께 출전해 자연스레 화합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천안함 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직돼버린 것 같다”며 “경기 결과는 참담하지만, 정대세 선수를 응원하면서 즐겁게 봤다”고 말했다. 8살 아들 익겸이, 7살 딸 정겸이와 응원 온 정명희(37)씨는 “오늘 응원이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이날 북한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새터민의 응원전도 이어졌다. 새터민 10여명은 ‘우리는 하나다’라는 글이 적힌 붉은 셔츠를 입고 서울 양천구 신월4동의 ㄱ호프집에 모였다. 셔츠 왼쪽 가슴에는 한반도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포르투갈 선수들이 쏜 공이 북한 골대의 그물을 흔들 때마다 탄식이 쏟아졌지만, 시선은 좀처럼 텔레비전 화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정대세 선수가 찬 공이 골대를 비껴나갈 때마다 “정대세 괜찮아”를 외치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자리에는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남한 대표선수로 출전했던 최정민 선수의 딸 최혜정(48)씨도 참석했다. 최씨는 “아버지 고향이 평안도로, 1954년 월드컵 때 아버지가 신고 뛰었던 축구화도 고향에서 가지고왔던 것”이라며 “크게 졌지만 최선을 다한 북한팀을 봤다면 아버지도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ㄱ호프집에서 함께 경기를 지켜보던 다른 손님들도, 큰 점수 차이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새터민들과 함께 북한 대표팀을 응원했다.

이승준 황춘화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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