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 해평면 구미보 건설 현장에서 4일 밤 11시께 불을 밝힌 채 심야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 곳은 장마에 대비한 가물막이 해체작업이 늦어져 야간공사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공사장 들머리에 ‘천천히’라는 글귀가 적힌 교통 관련 표지판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구미/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국토해양부가 4대강 공사구간 구미보 부실시공 의혹(<한겨레> 3일치 2면)에 대한 해명 보도자료를 내면서 허위사실을 담은 사실이 확인됐다.
국토해양부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는 지난 2일 경북 구미시 해평면에 건설중인 구미보에 보조 지지대가 세워지면서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되자 같은 날 ‘구미보 상판에는 균열이 발생하지 않았음’이라는 제목의 보도 해명자료를 냈다. 추진본부는 해명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대구문화방송>에서 오늘(2일) 14시30분~15시20분 ‘권양기’(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기계) 상판을 현장취재한 결과 언론에서 제기된 균열 등 부실공사 의혹은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구문화방송 쪽이 발끈하고 나섰다. 당일 현장을 취재했던 도건협 기자는 지난 3~4일 국토부 게시판에 네 차례에 걸쳐 댓글을 올려 이 해명이 사실무근이라며 삭제를 요구했다. 그는 3일 올린 글에서 “구미보 현장에 다녀오긴 했지만, 부실공사 의혹이 없다고 확인해준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4일 올린 글에서는 “사실과 다른 해명을 내놓고 여론을 호도하는 행태에 대해 다시 한번 분노를 느낀다”며 “제가 소속된 대구문화방송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만큼 해당 자료 삭제와 자료 작성자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토부 쪽은 5일 “급하게 해명자료를 내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듯하다”며 “해당 기자에게 사과하고 (보도자료에서) 해당 문구를 삭제했으며, ‘취재기자가 부실공사 의혹을 언급한 적이 없었다’는 해명글을 올렸다”고 답변했다.
‘구미보 상판에 균열이 발생했으며, 상판 균열 발생 뒤 1일 급하게 지지대를 설치했다’는 의혹에 대해 4대강 추진본부는 문제의 해명자료에서, “균열은 없었고, 지지대 설치는 거대한 수문이 10개월 정도 ‘권양대’(권양기를 받치는 콘크리트 구조물)에 의지한 채 매달려 있어야 하기에 쇠밧줄에 가해지는 피로도를 줄이려고 4월부터 검토하기 시작해 지난달 27일부터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설치한 것일 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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