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곤 전 지원관실 팀장도 함께…원충연 전 조사관 영장은 기각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해 이인규(54) 전 공직윤리지원관이 구속됐다. 이 전 지원관의 신병이 확보됨에 따라 ‘윗선’ 지시 의혹 등 불법사찰의 배경과 전체 사찰 규모를 확인하기 위한 검찰의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황병헌 영장전담판사는 이 전 지원관과 김충곤 전 점검1팀장의 사전구속영장을 23일 발부했다. 황 판사는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과 함께 영장이 청구된 원충연 전 조사관에 대해서는 “팀원으로서 지시에 따른 점이 인정되는데다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3시20분까지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은 “이 전 지원관 등이 내사에 착수한 경위 등에 대해 사실대로 얘기하지 않고 있으며,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컴퓨터의 하드디스크가 파손되거나 한글 파일이 삭제돼 있는 등 증거가 인멸된 상태였다”며 이들의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 전 지원관 쪽은 “증거를 인멸하지 않았으며, (누가 증거를 인멸했는지) 필요하면 총리실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화면 등을 확인해 보면 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김 전 팀장의 변호인인 김영갑 변호사는 영장실질심사 뒤 기자들과 만나 “공직윤리지원관실 사무실로 익명의 인물이 전화를 걸어와 제보 내용 확인에 나선 것일 뿐이며, 일반 사건처럼 처리했다는 점을 (판사에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전 지원관은 이날 법정에 출석할 때는 물론 실질심사를 마치고 나갈 때도 기자들을 피해 정문이 아닌 건물 내부 통로를 이용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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