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군 갈산면 상촌리에서 2일 오전 이 지역 농민 김모웅(70)씨가 강풍에 떨어진 은행나무 열매를 주워담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배와 사과 등을 재배하는 과수농가가 태풍 ‘곤파스’의 직격탄을 맞고, 시설채소 등을 공급하는 비닐하우스도 무너졌다. 시간이 갈수록 벼 도복(쓰러짐) 피해도 늘어났다. 올봄 냉해에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이어서, 출하량 감소에 따른 제수용 과일과 채소류 가격의 추가 상승이 우려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일 오후 1시 현재 전국의 과수 낙과 피해면적이 2399㏊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지역별로는 충남 1344㏊, 경기 788㏊, 강원 160㏊, 전남 99㏊ 등이었다. 벼가 쓰러진 피해는 경기 2218㏊를 비롯해 전북 647㏊, 전남 615㏊, 충남 510㏊, 강원 310㏊ 등 모두 4315㏊에 이르렀다. 6233동의 비닐하우스가 쓰러지고 인삼시설은 349㏊가 피해를 입었다. 축사 162동도 무너졌다.
경기 안성의 과수조합 도상은 상무는 “배 집산지인 안성의 농장들이 예외 없이 낙과 피해를 입었으며, 평균 30~40%의 수확 손실이 예상된다”며 “당장 코앞에 닥친 추석 제수용 배 출하 또한 20%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농산유통과의 김창기 생산지원팀장은 “도내 전체 과수 재배면적(9000㏊)의 43%를 차지하는 배 농가들이 집중 피해를 입었다”며 “농가별로 20~40%의 수확 감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적은 피해를 입은 장호원 등지의 복숭아 농가 수확감소율도 10~15%가량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봄 냉해와 잦은 폭우로 이미 치솟아 있는 과일 가격의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게 됐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1일 배포한 추석 물가 동향 자료에서 “사과·배·단감 출하량이 예년보다 10~17% 줄어들고, 그 여파로 가격이 10~30%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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