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이홍권)는 21일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을 탈당해 자민련에 입당한 뒤, 공보특보 김윤수씨를 통해 한나라당으로부터 2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기소된 이인제(57) 의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이 의원에게 돈을 전달한 경위나 시점, 방법 등에 대해 불명확한 진술을 하고 있는데다가, 김씨가 은행빚을 갚는 데 쓴 돈의 출처도 석연치 않다”며 “한나라당으로부터 받은 5억원 가운데 2억5천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씨가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까봐 ‘이 의원에게 돈을 줬다’고 거짓 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이 사건의 유일한 직접증거인 김씨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002년 12월초 자신의 공보특보였던 김씨를 통해 한나라당이 “이회창 후보의 지원유세에 써달라”며 제공한 불법정치자금 2억5천만원을 전달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억5천만원을 선고받았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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