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박대표, 이선애 상무에 업무 보고
박대표, 이선애 상무에 업무 보고
태광그룹의 상속·증여세 포탈 및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는 19일 태광그룹의 재무분야를 총괄해온 것으로 알려진 박명석(61) 대한화섬 대표이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박 대표가 지난 20년 동안 그룹 재무분야는 물론 그룹 오너 일가의 비자금 관리 실무자로 일해온 것으로 파악하고, 박 대표를 상대로 비자금 조성 경위와 방법, 규모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이 입증돼야 이후 제기된 정·관계 로비 부분을 수사할 수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비자금과 관련된 의혹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5면
상고 출신인 박 대표는 그룹 창업주인 고 이임룡 회장 때부터 태광산업 경리부장으로 일하며 그룹 비자금을 관리했으며, 선대 회장이 작고한 뒤에는 그의 부인이자 그룹을 사실상 총괄해온 이선애(82) 현 태광산업 상무이사에게 직접 비자금과 관련된 지시를 받고 보고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현직 태광그룹 직원의 말을 종합하면, 2004년 박 대표가 대한화섬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송아무개 경리부장이 박 대표가 하던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와 송 부장 등은 이선애 상무의 지시에 따라 차명주식과 부동산, 무기명 채권 등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이선애 상무이사의 장충동 집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두차례나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모두 기각당했다. 이 때문에 이날 박 대표의 소환 조사도 이 상무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하기 위한 준비작업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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