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설명) 22일 낮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에 세계여성학대회 참가자들과 함께 참가한 한국계 미국인 작가 노라 옥자 켈러씨(왼쪽)가 일본군 위안부 출신의 황금주 할머니를 만나 포옹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용기있는 할머니들을 존경합니다”
“‘군대위안부’ 할머니들을 존경합니다. 전 세계가 군대위안부의 존재를 인정해야 합니다.”
<군대위안부>란 소설로 98년 ‘아메리카 북어워드’를 수상했던 한국계 미국인 작가 노라 옥자 켈러(40)가 22일 낮 12시 40분께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 대사관 앞에서 ‘군대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에 참석했다. 제9차 세계여성학대회 초청연사로 한국을 방문한 그는 93년 하와이대학에서 ‘군대위안부’출신의 황금주 할머니를 만나 연설을 듣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두 딸과 함께 일본 대사관 앞을 찾은 켈러는 ‘군대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고 자신의 책을 선물했다.
“피해자들이 소리를 내고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황금주 할머니는 역사적으로 사실을 증언하려고 용기를 냈습니다. 고통스러운 기억에도 불구하고 매주 빠짐없이 집회에 나오는 할머니들이 놀랍습니다.”
미 대학교재로도 채택된 촉망받은 여성작가
황금주 할머니 증언 듣고 충격 소설화 나서
“여성 눈으로 전쟁 비극 보기 반드시 필요” 그는 한국인 어머니와 독일계 미국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하와이로 이주해 어른이 될 때까지 “어머니에게 반항하고, 김치냄새를 싫어하면서” 자신이 한국인임을 잊으려고 노력했다.
“황금주 할머니의 ‘종군위안부’ 얘기를 듣고 대단히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역사를 오래 공부해왔는데 왜 그때까지 그 얘기를 듣지 못했는지, 이 중요한 얘기를 말하는 사람이 왜 아무도 없는지 궁금했습니다. 하와이의 언론인 친구에게 이 얘기를 쓰라고 했더니 친구가 오히려 ‘네가 한국인이고, 이 얘기는 너의 얘기다’라며 저에게 소설을 권유했습니다.” 켈러는 “너무 거대한 이야기고 중요해서 실제로 내가 쓰게 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 소설로 그는 미국 문단에서 촉망받는 1.5세대 아시아계 여성작가로 떠올랐다. 그의 소설 <종군위안부>는 미국 대학들에서 교재로 쓸 만큼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뒤이어 쓴 두번째 소설 <여우소녀> 역시 한국 기지촌 혼혈인 두 여성의 삶을 다룬 작품. 이 소설에서도 그는 한국 여성의 굴곡진 삶에 천착해 전쟁 뒤 기지촌에서 살던 여성들의 모녀관계를 조명했다. 이 작품은 재작년 영문으로 쓴 페미니즘 소설 가운데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영국 오렌지 상 소설부문 후보작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한국 여성들의 한과 정서를 대변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군대위안부 얘기를 쓰면서 전쟁의 비극을 여성의 눈으로 보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군대위안부는 역사적으로 지난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전히 지금도 전쟁으로 인해 고통 받는 여성이 많습니다. 역사 속 여성의 이야기에 대해 앞으로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려고 합니다. 모녀 관계 역시 제가 관심가진 부분입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황금주 할머니 증언 듣고 충격 소설화 나서
“여성 눈으로 전쟁 비극 보기 반드시 필요” 그는 한국인 어머니와 독일계 미국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하와이로 이주해 어른이 될 때까지 “어머니에게 반항하고, 김치냄새를 싫어하면서” 자신이 한국인임을 잊으려고 노력했다.
“황금주 할머니의 ‘종군위안부’ 얘기를 듣고 대단히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역사를 오래 공부해왔는데 왜 그때까지 그 얘기를 듣지 못했는지, 이 중요한 얘기를 말하는 사람이 왜 아무도 없는지 궁금했습니다. 하와이의 언론인 친구에게 이 얘기를 쓰라고 했더니 친구가 오히려 ‘네가 한국인이고, 이 얘기는 너의 얘기다’라며 저에게 소설을 권유했습니다.” 켈러는 “너무 거대한 이야기고 중요해서 실제로 내가 쓰게 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 소설로 그는 미국 문단에서 촉망받는 1.5세대 아시아계 여성작가로 떠올랐다. 그의 소설 <종군위안부>는 미국 대학들에서 교재로 쓸 만큼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뒤이어 쓴 두번째 소설 <여우소녀> 역시 한국 기지촌 혼혈인 두 여성의 삶을 다룬 작품. 이 소설에서도 그는 한국 여성의 굴곡진 삶에 천착해 전쟁 뒤 기지촌에서 살던 여성들의 모녀관계를 조명했다. 이 작품은 재작년 영문으로 쓴 페미니즘 소설 가운데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영국 오렌지 상 소설부문 후보작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한국 여성들의 한과 정서를 대변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군대위안부 얘기를 쓰면서 전쟁의 비극을 여성의 눈으로 보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군대위안부는 역사적으로 지난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전히 지금도 전쟁으로 인해 고통 받는 여성이 많습니다. 역사 속 여성의 이야기에 대해 앞으로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려고 합니다. 모녀 관계 역시 제가 관심가진 부분입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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