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임회장에 계열사 장부조작·횡령 여부 추궁
씨앤(C&)그룹의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는 22일, 전날 체포한 이 회사 임병석(49) 회장을 상대로 기업들을 인수·합병하며 관련 회사들의 회계장부 등을 조작해 회사 자금을 빼돌렸는지 여부를 집중조사했다. 또 이 과정에서 금융권 자금 대출과 인수·합병 편의를 위해 정·관계에 로비를 했는지도 조사했다.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한 임 회장은, 이날 변호사가 입회한 가운데 중수부의 조사를 받았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복잡한 금융사건들이 얽혀 있다. 체포시한인 48시간 안에 임 회장을 상대로 조사할 내용이 매우 많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주력 계열사가 금융권 대출을 받고 인수·합병에 나섰다가 상장폐지되는 과정에서 임 회장이 회삿돈을 빼돌렸는지 여부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주력 계열사였지만 상장폐지된 씨앤중공업은 임 회장이 2004년 인수 뒤, 효성금속·동양인터내셔날 등을 흡수합병하며 사세를 확장하다 불과 1년여 만에 채권 금융기관에 공동관리를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철강부문 매각 계약과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이 무산되는 등 합병 이외에도 금융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검찰은 임 회장이 이 과정에서 인수대금 변제 등을 위해 회사 자산을 빼돌리거나 호재성 허위 공시나 불성실 공시, 비상장주식 과대평가 등의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하지 않았는지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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