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아직은 기업비리” 강조속
수사관계자 입증 자신감 내비쳐
수사관계자 입증 자신감 내비쳐
씨앤그룹 수사
“계열사가 41개다. 투입된 공적자금도 1조7000억원이나 된다. 특수부 2~3개가 달라붙어야 하는 복잡한 수사다.”
씨앤(C&)그룹의 횡령·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관계자는 25일 중수부가 씨앤그룹을 직접 수사하게 된 배경을 ‘권력’이 아닌 ‘규모’에서 찾았다. 그러면서 “현재는 정·관계 로비 수사가 아니라 기업을 공중분해시킨 혐의가 초점이다. 언론에서는 로비 의혹을 보도하지만 (로비 혐의가) 나오지 않아도 기업비리를 밝혀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언론에선 정치권 인사들의 이름을 이니셜로 마구 보도하고, 야권에서 ‘정치보복’이라는 격한 수사까지 동원하자, 수사실무를 맡은 우병우 대검 수사기획관도 공개수사 닷새째인 이날 오후 마침내 입을 열었다. 수사착수 배경은 “정·관계 로비가 아니라, 1조7000억원대의 공적자금이 들어간 상장폐지 업체 수사”라고 규정했다.
중수부는 지난 6월부터 석달간 전국의 일선 검찰청을 지휘해 상장폐지 기업 대표들의 배임·횡령 혐의를 집중조사하는 방식의, 자칭 ‘테마수사’를 벌였다. 씨앤그룹의 혐의가 이 과정에서 드러났지만, “그룹 규모가 크고 자금이동이 복잡한데다 피해 규모가 워낙 커” 일선에 맡기지 않고 중수부가 직접 수사를 해왔다는 설명이다.
우 기획관은 “당분간은 기업인수 과정 등의 비리를 수사할 것이다. 수사 과정에서 로비가 확인되면 수사를 하겠지만 (로비 의혹을) 목표로 삼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중수부의 이런 입장 표명은 수사 의도나 방향과 상관없이 지나치게 커져버린 여론의 ‘기대치’를 다잡는 숨 고르기 성격이 짙다. 동시에 당분간은 금융권 자금대출 비리 의혹에 수사력이 집중될 것이라는 예상도 분명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씨앤그룹 계열사인 해운운송업체 씨앤라인을 중심으로 복잡하게 얽힌 자금구조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 관계자는 “임병석 씨앤그룹 회장이 씨앤라인에 알짜 계열사들의 돈을 무리하게 지원한 것이 전체 계열사의 부실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계열사 분식회계 등을 통해 대출이 이뤄진 자금들은 씨앤라인 등에 집중 지원됐다. 결국 씨앤그룹의 5개 주력 계열사 가운데 씨앤중공업·씨앤우방·씨앤상선 등 3곳이 상장폐지됐고, 나머지 2곳은 다른 기업에 인수되고 말았다.
사실상 기초 수사단계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검찰이 횡령과 비자금 조성 같은 결정적인 목표를 접은 것은 아니다. 검찰 조사를 받은 씨앤그룹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인) 씨앤우방의 돈이 씨앤중공업 등에 일부 지원되고 손해를 본 것은 맞지만 비자금을 만들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사팀 관계자는 “횡령 사실이 아직까지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곧 나올 것”이라고 자신있어 했다. 비자금은 곧 정·관계 로비 수사로 이어질 수 있는 도화선이 된다. 당시 자금대출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정·관계 인사들에게로 불똥이 튈 수 있다. 검찰은 구속수감한 24일에 이어 이날도 이번 사건의 열쇠를 쥔 임병석(49) 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 김남일 노현웅 기자 namfic@hani.co.kr
하지만 수사팀 관계자는 “횡령 사실이 아직까지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곧 나올 것”이라고 자신있어 했다. 비자금은 곧 정·관계 로비 수사로 이어질 수 있는 도화선이 된다. 당시 자금대출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정·관계 인사들에게로 불똥이 튈 수 있다. 검찰은 구속수감한 24일에 이어 이날도 이번 사건의 열쇠를 쥔 임병석(49) 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 김남일 노현웅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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