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관계 로비 캐물어
태광그룹의 비자금·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는 26일 오용일(60) 태광산업 부회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검찰에 나온 오 부회장을 상대로 지금껏 조사된 태광그룹의 비자금 조성 경위와 정·관계 로비 여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태광그룹 전·현직 직원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태광그룹이 무더기 현금을 건네는 방식으로 로비를 벌였으며, 오 부회장이 이런 로비 업무를 맡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런 진술을 바탕으로 오 부회장이 티브로드홀딩스 대표이사를 지낼 당시 케이블방송 업체인 큐릭스를 인수하기 위해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벌였는지 여부 등을 확인했다. 또 2006년 쌍용화재(현 흥국화재) 합병 당시 인수단장이었던 오 부회장이 이호진(48) 태광그룹 회장 등의 지시로 금융감독 당국에 로비를 벌였는지 등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부회장은 태광산업 자금과장 출신으로 장기간 그룹의 재무·대외협력 업무를 주도한 태광그룹의 대표적인 ‘로비스트’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이날 태광그룹 비자금 조성의 핵심 인물인 오 부회장과 박명석(61) 대한화섬 대표, 김영식(63) 고려상호저축은행 감사 등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비자금 총괄 책임자인 이선애(82) 태광산업 상무의 소환조사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서울서부지검은 이날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비자금 의혹 수사와 관련해 금춘수(57)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금 실장을 상대로 차명계좌 및 위장 계열사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관리한 경위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