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동열)는 28일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인 ㅇ공업 이수우(54·구속 기소) 회장에게서 은행권 대출이 잘 성사되게 해 달라는 등의 청탁과 함께 40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를 받고 있는 천신일(67·사진)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 태평로에 있는 세중나모여행 본사의 회장실과 부속실, 서울 서초동의 세중아이앤씨 회장 집무실에 검사와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천 회장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문서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추가로 (범죄와 관련된) 첩보가 들어와서 압수수색을 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수사가 개시된 뒤 외국으로 나가 돌아오지 않고 있는 천 회장의 귀국을 재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앞서 이 회장 등의 조사를 통해 천 회장이 은행 대출을 비롯한 각종 청탁의 대가로 40억여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천 회장은 검찰이 ㅇ공업을 압수수색한 지 9일 만인 지난 8월19일 갑자기 미국으로 출국했다. 검찰은 가족과 변호인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천 회장의 자진 귀국을 종용했지만 천 회장은 업무 처리와 신병 치료 등을 이유로 귀국을 미뤄 와 수사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천 회장의 혐의에 대한 보강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천 회장을 ‘입국시 통보’ 대상에 올려, 그가 귀국하면 곧바로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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