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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연세대 재단 이사장 비서 출신 여교수, 의문의 추락사

등록 2010-10-30 15:20수정 2011-03-21 14:57

지난 28일 새벽 6시, 충남 아산시 신창면 읍내리 순천향대 옆 아파트 화단에서 이 대학 경영학과 교수 노아무개(39·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노 교수는 자신의 스웨터로 머리가 묶여 있었다. 경찰은 노 교수가 전날 밤 자신이 사는 이 아파트 9층 복도 창문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미혼인 노 교수는 지난 2월까지 연세대 재단 이사장 비서로 일하다 3월에 순천향대 경영학과 부교수로 임용됐다. 1차 부검을 마친 아산경찰서는 “추락 외에 외상 등 타살의 흔적은 없다”고 유족에게 알려왔다. 경찰은 자살과 타살 가능성 모두를 염두에 두고 조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유족들은 “노 교수가 그동안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는 말을 해왔다”며 강력하게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순천향대학병원 영안실에서 만난 노 교수의 남동생(37)은 29일 “지난 추석 이후부터 누나가 ‘미행을 당하고 협박 전화를 받는다’고 힘들어했다”며 “자살이라고 보기에는 의문점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집 안 창문을 놔두고 창문턱이 자신의 가슴보다 높은 복도에서 뛰어내릴 이유가 없지 않으냐”며 “얼굴에 스웨터가 묶인 것도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유서도 없었고, 주검이 발견되기 전날 저녁 어머니와 통화하며 평상시처럼 “주말에 집에 갈게요”라고 말했다는 게 유족들의 설명이다. 노 교수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 “동료 교수한테 협박당해” 유가족들은 노 교수가 같은 과 동료 교수들한테서 협박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노 교수의 언니는 “특정 학교 출신 동료 교수한테서 ‘학교를 그만두라’는 내용의 협박 전화를 받았다고 들었다”며 “동생이 ‘너 하나 없어져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막말까지 들어 상당히 불안해했다”고 전했다. 노 교수의 제자 박아무개(24·경영학4)씨도 “매우 쾌활하신 분이었는데, 최근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힘들어하신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순천향대 쪽은 “학교 내부에 교수들 사이의 알력이나 다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노 교수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 동료들이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 연세대 재단 동료에게 도움 요청도 노 교수는 숨지기 하루 전에 과거 연세대 재단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에게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며 도움을 요청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연세대 직원 ㅇ씨는 “노 교수가 최근 ‘생매장시키겠다’는 협박 전화를 많이 받는다며 무서워하기에 26일 동료와 함께 노 교수를 찾아가 위로했다”며 “정교수로 임명될 때까지만 버티라고 했는데 이틀 만에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탄식했다. 또다른 연세대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연세대 재단에 새로운 본부장이 오면서 10명이 넘는 직원들이 노 교수처럼 그만두거나 한직으로 밀려났다”며 “노 교수는 ‘연세대 재단에서도 압박성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노 교수를 잘 아는 또다른 연세대 관계자는 “노 교수가 15년 동안 비서로 근무하면서 재단 관련 자료를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유가족들은 경찰의 미온적인 수사 태도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노 교수의 아버지(71)는 “타살 의혹이 짙은데도 현장 보존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수사가 미흡하다”며 “장례를 치른 뒤 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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