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 출범뒤 해결사 노릇
이수우·박연차 수사서 확인
이수우·박연차 수사서 확인
이수우(54·구속 기소) ㅇ공업 회장한테 40억여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천신일(67·사진)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기업들의 ‘세무조사 해결사’ 노릇을 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1일 검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천 회장은 이 회장의 부탁을 받고 국세청을 상대로 세무조사 무마 청탁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2008년 경남 거제시에 본사가 있는 ㅇ공업의 세무조사 담당 기관이 부산지방국세청에서 서울지방국세청(서울청)으로 갑자기 바뀐 사실을 확인하고, 이 과정에 천 회장이 외압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ㅇ공업 관계자로부터 이 회장이 천 회장한테 조사 담당 부서를 바꾸는 등 세무조사를 잘 봐달라는 청탁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천 회장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동열)는 최근 국세청 관계자 4~5명을 불러 △당시 조사기관이 바뀐 이유 △천 회장의 개입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천 회장이 ㅇ공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넘겨받은 당시 서울청장과 서울청 조사4국장 등에게 직접 청탁을 했는지 여부도 수사할 방침이다. 서울청 조사4국은 청와대 등의 ‘하명’을 받거나 탈세 혐의가 뚜렷할 경우 특별세무조사를 담당하는 곳이다.
이런 청탁 과정은 지난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박연차(65) 전 태광실업 회장 수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천 회장은 박 전 회장한테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받고 7억여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 등으로 기소됐다. 천 회장은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을 잘 알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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