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피라미드식 고객 유치”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차맹기)는 회삿돈 13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가법상 횡령·배임 등)로 현대종합상조 박헌준(56) 회장과 고석봉(49) 대표이사를 구속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현대종합상조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과 천안함 희생장병 해군장 등에 참여한 국내 최대 규모의 상조업체다.
박 회장 등은 자회사와의 부당계약, 허위급여 지급, 공사대금 과다계상 등의 방법으로 회사 공금 94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은 2006년부터 자회사인 하이프리드서비스에 장례행사를 독점 위탁한 뒤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회사에 37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 등이 이렇게 빼돌린 돈으로 캄보디아에 35억원어치의 부동산을 구입하거나 자녀에게 아파트를 사주는 등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현대종합상조가 이른바 ‘피라미드 회사’와 비슷한 방식으로 회원들을 모집해온 것으로 파악했다. 차맹기 부장검사는 “고객들에게 받은 돈을 마음대로 빼돌려 회사는 늘 현금이 부족했고, 이 때문에 추가로 돈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신규고객 모집이 반드시 필요한 구조였다”며 “고객들이 낸 돈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다른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광고비로 지출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최근 대형 상조업체들이 잇따라 횡령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상조업체도 일반 보험회사처럼 상품 가격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을 거치는 등 적절한 규제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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