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거부 장기화할듯
은행권 대출 청탁 혐의에 이어 세무조사 무마 의혹까지 불거진 천신일(67) 세중나모 회장이 일본에서 허리 디스크 질환 치료일정을 잡은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지난 8월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인 ㅇ공업에 대한 검찰 수사 시작과 때맞춰 출국한 뒤 건강문제 등을 들어 검찰의 소환통보에 ‘버티기’로 일관해온 천 회장의 국외 체류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천 회장은 이수우(54·구속 기소) ㅇ공업 회장에게서 은행권 대출 청탁 대가로 40억여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등으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동열 부장)의 수사를 받아왔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천 회장이 최근 일본에서 치료 날짜를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천 회장 쪽은 “재수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미국 뉴욕의 병원에 갔으며, 재수술이 필요하면 (외국에) 몇 달은 있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천 회장은 과거에도 한 차례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검찰은 그동안 천 회장의 귀국을 압박하기 위해 ‘입국시 통보’ 조처를 하는 한편, 지난 28일 천 회장의 사무실과 계열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핵심 수사대상인 천 회장이 검찰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허리 재수술 등을 이유로 외국에 장기 체류할 경우 수사는 표류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천 회장 본인이 귀국을 굉장히 고심중인 것 같다”며 “(끝까지 귀국을 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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