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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사찰배후는 여전히 ‘미궁’

등록 2010-11-16 08:51

이영호 전 청와대비서관 등 참고인 조사만 하고 ‘무혐의’
제보 받았다는 시점도 의문
민간인 불법 사찰 혐의로 기소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지원관실) 소속 공무원 4명 전원이 15일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사찰 배후를 둘러싼 의혹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인규(54·구속 기소) 전 지원관은 법정에서 “불법 사찰을 팀원들과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종익씨를 내사하고 있다는 보고는 얼핏 받았지만 구체적인 사찰을 지시하지는 않았다는 항변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충곤(54·구속 기소) 점검 1팀장이 2008년 9월16일 이 전 지원관이 주재하는 팀 회의에서 “김씨 사건 내사에 착수하겠다”고 보고했고 △이 전 지원관이 이를 듣고 당시 김영철(사망) 총리실 사무차장과 이강덕 청와대 공직기강팀장에게 보고했으며 △총리실 내부 결재 공문인 ‘다음 블로그 동자꽃 허위사실 유포건 처리결과 보고’라는 보고서에 이 전 지원관이 직접 결재했다는 사실 등을 들어 “이 전 지원관은 김 팀장으로부터 1차 보고를 받은 이후 수시로 김씨 사건을 보고받고 그 처리를 직접 지시한 것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다”며 이 전 지원관의 적극적인 공모 행위를 인정했다.

검찰 수사와 1심 판결을 종합하면, 민간인 불법 사찰 수사의 가장 ‘윗선’은 이 전 지원관이다. 그가 불법 사찰의 공모 혐의 자체를 부인하는데다 각종 증거마저 인멸된 상황에서 그보다 더 ‘윗선’을 캐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앞서 검찰은 지원관실 출범 때부터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등을 참고인으로 짧게 조사한 뒤 무혐의 처분했다.

민간인 불법 사찰의 착수 경위도 여전히 의문이다. 재판부가 이 전 지원관을 불법 사찰의 가장 ‘윗선’으로 판단한 이면에는, 김 팀장이 김종익씨 사건을 최초로 제보받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김씨 사건 제보가 위에서 내려온 게 아니라 밑에서 올린 것이라는 김 팀장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애초 김 팀장은 제보 시점을 2008년 9월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 수사에서 그보다 두달 가까이 앞선 ‘7월 중순’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지원관실이 공식 출범한 날짜는 2008년 7월21일이다. 경찰 출신인 김 팀장은 같은 해 6월30일 퇴직했다. ‘익명의 제보’를 받았다는 7월 중순에 김 팀장은 무직 상태였던 셈이다. 결국 지원관실 출범 전에 김 팀장이 제보까지 받아가며 사찰 업무를 계획했다는 불합리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오는 22일에는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진경락(43·구속 기소) 총리실 기획총괄과장 등 3명의 판결이 있다. 진 과장은 증거인멸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직접 증거인멸에 나선 장진수(37·불구속 기소) 주무관은 구체적인 증거인멸 사실을 진술하고 있어 1심 선고 이후에도 관련 사건의 재수사 요구는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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