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사팀 첫날부터 본격 조사
부장검사가 후배 검사에게 사건 청탁을 한 뒤 그 대가로 당사자한테 그랜저 승용차를 받았다는 ‘그랜저 검사’ 의혹을 재수사할 수사팀이, 구성 첫날부터 수사 대상자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 조사에 나섰다. 강찬우(48·사법연수원 18기) 특임검사 수사팀은 정아무개 전 부장검사한테 사건을 청탁하고 그랜저 승용차 대금을 대신 내준 ㅅ건설 김아무개 대표의 집과 사무실을 17일 오후 전격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은 이날 압수수색한 ㅅ건설 회계 자료 등에 대한 분석 작업과 함께 사건기록 검토를 마친 뒤 이르면 다음주부터 관련자 소환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구성된 수사팀은 강 특임검사를 비롯해 대검 감찰본부 소속인 이선봉 부부장 검사와 박철웅 검사(부산지검 소속), 김윤희 검사(수원지검 성남지청 소속) 등이다. 수사팀은 사건 청탁의 대가로 그랜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 전 부장검사(당시 부부장)와 그의 부탁을 받고 고소 내용대로 피고소인들을 기소한 후배 검사의 사건 처리 과정 전반과, 그랜저 차량 및 추가 금품 수수 의혹 등을 재수사하게 된다. 그러나 피고소인들이 이들 두 검사를 알선수뢰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수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강찬우 특임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재수사를 맡은 수사팀이 전 수사팀을 수사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당시 정 전 부장검사와 후배 검사의 사건처리 과정 등을 조사한 뒤 전 수사팀의 수사 과오가 있으면 그 내용을 대검 감찰본부에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