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혐의 모두 부인
‘신한 사태’를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17일 신한은행이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신상훈(62) 신한금융 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신 사장은 이날 오전 취재진의 눈을 따돌리고 지하 주차장 통로로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들어가 조사실로 이동한 뒤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신 사장을 상대로 회삿돈 15억6600만원 횡령과 투모로그룹에 빌려준 438억원의 부당대출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검찰은 고소인 조사를 통해 △신 사장이 이희건 명예회장의 고문료 명목으로 타낸 돈을 개인적으로 유용했으며 △당시 여신심사위원들에게 “투모로그룹에 대한 대출을 허가하라”는 압력을 넣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그러나 신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라응찬 회장 비서실장이 관리한 계좌에서 이 명예회장의 고문료를 집행했을 뿐 개인적으로 유용한 돈은 없다”며 횡령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당대출 여부를 두고는 “이전부터 거래를 해오던 투모로그룹이 갑자기 대출 은행을 바꾸겠다고 해서 지점장의 부탁을 받고 같은 교회에 다니던 투모로그룹 홍아무개 사장에게 오히려 ‘대출을 받아가라’고 전화를 한 것이지, 여신심사에 압력을 넣은 적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동안 투모로그룹에 나간 대출액의 일부가 신 사장에게 리베이트로 건너갔는지도 조사했다. 그러나 신 사장은 “전혀 받은 바가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 사장 조사를 마치고 조서 검토를 끝낸 뒤 라응찬(72) 신한금융 전 회장과 이백순(58) 행장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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