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가운데)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조사를 받으러 들어가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검찰, 라응찬 전 회장 소환…차명계좌 의혹 등 추궁
각종 고소·고발에서 비롯된 ‘신한은행 사태’와 관련해 30일 라응찬(72)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라 전 회장을 끝으로 ‘신한 빅3’를 모두 조사한 검찰은 곧 이들에 대한 형사 처벌의 수위와 기소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이날 라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신상훈(62)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횡령했다는 15억6600만원 가운데 2억원을 개인 변호사 비용으로 썼다는 혐의 등을 조사했다. 라 전 회장은 이날 오전 검찰에 출석하면서 “걱정을 끼쳐서 죄송스럽다. 차명계좌와 자문료 횡령 의혹 등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응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지난해 ‘박연차 로비’ 사건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50억원 차명계좌 등 재일교포 4명의 명의로 돼 있는 차명계좌를 라 전 회장이 관리한 이유와 입·출금된 자금의 출처·성격 등도 조사했다. 그러나 라 전 회장은 검찰 신문에서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소환 조사에 앞서 지난주 금융감독원에서 라 전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사실에 대한 조사보고서 등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해 왔다. 금융감독원은 라 전 회장이 1999년 5월부터 2007년 3월까지 재일교포 4명의 명의로 된 차명계좌를 관리해 왔으며, 모두 197차례에 걸쳐 204억여원을 입·출금한 사실을 확인하고 3개월 업무징행정지라는 중징계를 한 바 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 17일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 22일 이백순(58) 신한은행장을 각각 불러 조사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