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석산 개발로 서쪽 자락이 크게 훼손된 경기 양주시 광적면 도락산에 대해 골재업체가 20여년 동안 추가 개발을 추진해, 마을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양주 골재업체, 추가개발 추진…주민들 “만신창이 다 됐는데”
감악산과 불곡산을 잇는 경기 북부지역의 녹지축이자 고구려 유적지인 양주 도락산에서 지난 25년 동안 석산개발을 해온 골재업체가 2037년까지 총 133만9302㎡(약 40만평)을 개발하는 안을 추진해, 인근 마을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7일 양주시와 골재업체, 주민 등의 말을 종합하면, ㈜삼표 양주사업소는 앞으로 28년 동안 기존 면적보다 넓은 74만여㎡를 추가로 개발하겠다고 지난해 10월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낸 뒤 현재 관련부처와 본안 협의 중이다. 삼표는 애초 1986년부터 2002년까지 골재 채취를 마치는 조건으로 양주시청으로부터 채석 허가를 받았으나, 행정심판을 통해 허가를 연장해 도락산 일대 59만여㎡에서 채석작업을 하고 있다.
광적면 가납리 주민 유득례(74)씨는 “집이 온통 먼지와 돌가루 투성이여서 빨래도 널 수 없고 덤프트럭 때문에 길을 건널 수도 없다”며 “사람이 살 수 없는 동네가 돼버렸다”고 하소연했다.
‘도락산 살리기 10만 서명운동’을 하고 있는 양주발전추진시민위원회 김종안(65) 대표는 “이미 서북능선이 만신창이가 됐는데, 추가로 개발하는 것은 도락산을 통째로 들어내는 것과 다름없다”고 반발했다. 김씨는 “고구려 때 망루 4곳 가운데 3곳이 채석장에 포위된 채 매일 살이 깎여가고 있다”며 “추가개발 신청지에서 불과 100~200m 거리에 고구려 유적지가 있어 더 이상의 훼손은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강유역환경청도 환경영향평가계획서 초안 심의에서 “사업지구는 북쪽의 감악산(675m)에서 도락산(440m)과 불국산(469m)으로 이어지는 연결녹지축으로, 주 녹지축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보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가권자인 산림청 역시 “기존 협의 부지는 녹지자연도 7등급지가 9.9%인 데 비해, 재협의 부지는 녹지자연도 7등급지가 87.8%이므로 환경훼손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표 쪽은 “최근 10여년 동안 마을 주민의 피해보상금으로 50억원이 지급됐다”며 “처음 계획보다 사업 규모와 기간을 줄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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