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원동 살해 용의자 미 명문대 중퇴생 영장 신청
미국의 명문대를 중퇴하고 게임에 빠져 살던 20대 청년이 아무런 이유 없이 이웃주민을 살해해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7일 이웃주민을 별다른 이유 없이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박아무개(23)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박씨는 지난 5일 아침 6시30분께 서울 잠원동 자신의 집에서 칼로 격투를 벌이는 비디오게임을 하다 갑자기 부엌에 있던 흉기를 들고 나가 집에서 70m가량 떨어진 골목길을 걷고 있던 김아무개(26)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흉기에 찔린 김씨는 박씨를 피해 200m가량 달아났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은 김씨를 뒤쫓는 박씨의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등을 분석해 박씨를 붙잡았다.
박씨는 서울 강남지역의 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의 유명 주립대로 유학을 갔지만 현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지난해 7월 학교를 그만둔 뒤 귀국했다. 이후 박씨는 1년6개월 동안 담배를 사러 나올 때를 제외하곤 집 안에서 생활했으며, 이 기간에 주로 컴퓨터·비디오게임 등을 하며 혼자 지낸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경찰에서 “게임을 하던 중 밖으로 나가 처음 만나는 사람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흉기를 오른쪽 소매 안에 숨긴 뒤 집 근처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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